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드 논란, 아이돌 열풍 같아 … 선택지 폭넓게 가져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다고 외교·군사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사드 논란과 관련해 본지가 18일 개최한 전문가 초청 긴급 이슈 진단 토론회에서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한국에서 도입할지 계획도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무기를 둘러싸고 논쟁을 하고 있다”며 “외국에서 개발된 특정 무기 하나에 아이돌그룹 인기몰이하듯 비정상적인 ‘안보 포퓰리즘’ 양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사드에 장착된 레이더는 기술적으로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하지 못한다”며 “중국이 미국 중심의 동맹 관계가 중국을 포위하는 것이라고 보고 문제 삼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특히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주중국대사로 내정된 만큼 중국 지도자들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해 충분히 설명하면 오해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한미군이 군사적 필요에 의해 미국 예산으로 사드를 배치하겠다면 우리가 반대하거나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한(전 외교부 2차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하려는지, 한국이 구매하기를 바라는지 이 대목을 미국이 분명히 해 줘야 한다”며 “당장 설익은 논의를 하기보다는 북한이 4차 핵실험 등의 도발을 할 경우 한·미가 자연스럽게 사드 협의를 개시하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회는 중앙일보 10층 회의실에서 장세정 본지 외교안보팀장의 사회로 열렸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드 한반도 배치 불 지피는 미국

 - 사드 배치 논란을 부른 북한의 위협은 어느 정도인가.

 ▶박휘락 원장=일반적으로 최초 핵실험 이후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이 지나면 소형화를 했다. 북한이 2006년 첫 핵실험을 했으니 소형화했다고 봐야 한다. 플루토늄탄 10개 이하, 우라늄탄 5~6개 정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 대비가 필요하다.

 ▶김성한 교수=북한이 약 5000t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생화학무기 물질도 간과해선 안 된다. 생화학 탄두는 핵보다 사용할 개연성이 더 있다. 북한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겠지만 내부 사정이나 환경에 의해 비합리적으로 핵이나 미사일 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방어 수단을 갖춰야 한다.

 - 한반도의 종심(縱深, 전방에서 후방까지 거리)이 짧아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무용론과 다층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종대 편집장=핵무기를 ‘절대무기’(다른 수단으로 방어하기 어려운 무기)라 부른다. 방어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패트리엇이나 사드로 핵을 요격한다는 것은 이상이고 희망이다. 노후를 대비해 보험에 들지만 보험이 불량상품일 경우 노후는 더 비참해질 수 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매우 짧은 시간에 한국에 도달한다. 그 시간 안에 분석과 요격이 가능할까.

 ▶김 교수=미국은 9·11 이후 엄청난 예산과 노력을 투입해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 PAC-2의 반응속도는 1분 이상이었는데 PAC-3는 45초로 단축됐다. 종말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시간이 60~300초가량인데 45초면 상당한 진보다. 사드도 ‘힛 투 킬’(hit to kill·미사일을 직접 타격해 무력화시키는 방식)로 진일보한 다층방어시스템이다. 하지만 종심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박 원장=미국은 믿을 만하니 배치하는 것 아니겠나. 11회나 요격실험을 해서 모두 성공했다고 한다. 군에서 요구한 성능(ROC)을 충족했으니 실전에 배치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3개 포대를 전력화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구매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방어수단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드 미사일의 시험 발사 모습. [중앙포토]
 ▶박 원장=미국이 주한미군용으로 들여온다고 이해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일부 지식인들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서 한국이 중간에서 어려워졌다고 하니 논란이 되는 것 아니겠나.

 ▶김 교수=지난해 유난히 북한이 미사일을 많이 발사했다. 미국에선 북한이 고각(高角)발사(발사각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를 하면 한국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사거리 1300㎞ 노동미사일에 탄두를 장착해 고각발사를 하면 남한에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이 2013년 괌에 사드 포대를 배치한 것도 북한이 괌을 공격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을 보유한 게 확인되면서다.

 ▶김 편집장=중량이 큰 탄두 노동미사일을 고각발사한다는 건 핵소형화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노동미사일 탄두는 최대 2t가량인데 70%가 몸체다. 탄두 중량이 6kg인 사드 미사일이 이걸 맞힌다고 해도 탄두는 파괴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바위를 바늘로 때리는 것이다.

◆ 중국의 반대, 오해인가 견제인가

 -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반대한 뒤 중국의 우려가 더 거세지는데.

 ▶박 원장=중국은 자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이 요격하기 위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 한다고 생각한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시 주석이 뭔가 잘못 보고를 받고 얘기를 꺼내니 밑에서 어쩔 수 없이 그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다. 중국에서 ICBM을 쏘면 2500㎞ 고도로 날아간다. 사드 최대 사거리가 150㎞여서 한국에선 도저히 요격이 어렵다. 또 미국으로 날아가는 최단거리는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경유하는 코스라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이와 관련이 없다.

 ▶김 편집장=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서해에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함이 들어왔을 때 미·중이 날카롭게 대립했다. 이후 5년 만의 전략적 충돌이다. 미국은 공해상인 서해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중국은 서해에 공해는 없다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와 유사하다.

 - 사드 포대에 포함되는 레이더가 중국을 들여다볼 수 있어 그런 건 아닌가.

 ▶박 원장=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드에 사용하는 레이더는 통상 1000㎞를 탐지한다. 레이더는 직선으로 전파를 쏜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중국이 미사일을 쏴도 한참 뒤 공중에 올라와야 레이더에 잡힌다. 인공위성에서 발사 사실을 확인하면 나중에 보다 정밀하게 탐지하는 게 사드에 사용하는 레이더다. 또 일반레이더처럼 방향을 쉽게 틀 수 있는 게 아니다. 북한에 집중하고 있다가 중국 쪽을 보려면 프로그래밍을 다시 해야 하고, 방향을 바꿔도 전방이나 후방에 걸리는 게 없도록 정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중국이 이해할 것이다.

 ▶김 편집장=단순히 레이더 문제만은 아니다. 사드는 몇 명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많은 병력과 장비들이 함께 움직인다. 또 레이더와 전투정보시스템을 운영하려면 미국 본토에서도 집중해야 한다. 사드를 들여오면 미국의 정보 집중도가 훨씬 높아지는 의미도 있다. 일종의 견제인 셈이다.

 - 사드가 외교 이슈라는 얘긴가.

 ▶김 교수=복합적으로 봐야 한다. 국내에서도 사드를 주한미군이 배치하는 것인지, 한국도 구매에 동참하는 것인지가 섞이면서 이슈화되고 있다. 사드는 국방부 소관의 군사문제지만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이미 어느 정도 외교문제가 됐다.

 ▶박 원장=시 주석이 사드의 수준이나 역할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거나, 그게 아니라면 중국이 군사문제인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논란을 이용해 한·미 동맹 관계를 시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자신들이 밀어붙이면 한·미 동맹의 고리가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 편집장=사드는 전략자산이다. 전략자산의 배치문제는 지정학적인 것을 고려한다. 그래서 미 국방부가 아니라 백악관이 결정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보호 문제도 있지만 전략자산인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는 건 미·중 관계의 재조정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사드 문제를 군사전략 차원을 넘어 생각하는 것 같다. 지정학적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 중국의 반대가 당연하다는 것인가.

 ▶김 교수=그렇더라도 중국이 좀 많이 나갔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방한한 류젠차오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부)가 우리에게 강한 톤으로 얘기하니 우리 국방부가 주권 사항이라며 외압을 넣지 말라고 하지 않나. 그러면 오히려 한·미 동맹은 강화되고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키워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김 편집장=이렇게 논란이 거세졌는데 과연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겠나. 어쩌면 다음 정부에서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그걸 노린 게 아닐까.


사드 배치, 한국의 선택지는

 - 갑자기 사드 논란이 가열됐다.

 ▶김 편집장=안보의 포퓰리즘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외국에서 개발된 특정 무기 하나에 아이돌그룹 인기몰이하듯 열광하고 환호한다. 개인적으로 사드 열풍이 얼마 후 사라질 것으로 본다. 사드 신드롬이 일 때 중요한 건 우리가 사드 요격체계가 정확히 뭔지 알고 있느냐다. 시험평가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확인하고 검증하고, 알고서 논쟁할 필요가 있다.

 ▶박 원장=미국이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하는 것과, 한국이 직접 사드를 구매해 배치하는 문제가 혼합이 돼 논란이 가열됐다. 주한미군에 배치한다면 비교적 문제가 간단한 건데 혼동되다 보니 논쟁이 복잡해졌다.

 ▶김 교수=우리 측 군 관계자를 만나보면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120% 필요한 무기체계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적은 듯한 느낌이다. 기술적으로 사드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기 전에 중국 변수가 보태져 외교적 사안이 됐다.

 -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거세다.

 ▶김 편집장=비정상적이다. 우리가 만드는 무기도 아닌데 도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되는 것은 합리적 선택지를 스스로 없애는 것이다. 전략적 선택지를 유연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국제화하는 것은 정부에 부담만 준다.

 ▶박 원장=임진왜란 직전 상황과 유사해지는 게 우려된다. 정치논리가 안보논리를 결정하는 것이다. 명확한 입장과 논리, 철학이 없는 국방부와 합참에 잘못이 있다.

 -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김 편집장= 안보 문제를 접근할 때 경계해야 할 게 강대국 정치다. 우리가 자주국방을 못하는 입장에서 동맹을 유지해야 하고 주변국과 선린우호를 잘 유지해야 하는데 미·중 갈등이 생기면 수동적 행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접근한다면 반성해야 한다. 중국이 과잉반응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 내부에선 실수가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김 교수=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한국 안보의 중심축은 한·미 동맹이다. 우리가 마치 중립국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본다.

 ▶박 원장=일본의 예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일본 미사일 방어에 가끔 한마디씩 하지만 일본은 개의치 않는다. 자신들 방어 문제를 주변국에 물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도 일본처럼 단호함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배치 뒤에 설득하는 단호함을 보이는 것도 좋다.

 - 게도 잡고 구럭도 잃지 않을 우리의 선택은.

 ▶김 교수=지금 상황은 게만 잡아도 다행이다. 우리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①PAC-3만 배치 ②주한미군 사드 배치 ③한국이 구매. 당분간 PAC-3로 미사일 방어를 하고 북한이 핵실험 등의 도발을 했을 때 ② ③번을 모두 검토하는 식의 협의를 해야 한다.

 ▶박 원장=개인적으로 게한테 물리지만 않았으면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김 교수가 제안한 것 중 일단은 ②가 좋겠다. 주한미군이 사드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사드가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지 않겠나.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게에 물리지만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김 편집장=사드 논쟁에서 가져야 할 기본 자세는 우리가 주변국, 나아가 북한도 관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세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정한 공포와 불안의 심리로 국가 전체가 스트레스 받고 압박받는 식의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장세정 외교안보팀장

정리=정용수·안효성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nkys@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