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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멈춘 자리에 봄바람이…꽃들의 속삭임, 겉옷 챙기세요

전남 구례군 지리산 산자락으로 산수유꽃이 피었다. 봄 산행을 나설 때가 됐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4월 초가 되면 진달래가 전국의 산을 붉게 물들이며 봄을 기다려 온 등산객을 유혹한다. 곧 산수유꽃축제가 열리고 이어 진달래, 철쭉 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사진 중앙 포토]


봄소식은 꽃 내음을 타고 전해진다. 불현듯 겨울옷이 무겁게 느껴지며 봄인가 할 즈음이면 이미 꽃 내음은 곁을 맴돌고 있다. ‘제비 앞장 세우고 봄이 봄이 와요’ 하는 동요의 제비는 이젠 보기 쉽지 않다. 환경 변화 때문이란다. 그러나 꽃은 꼭 그때가 되면 피어 봄소식을 전한다. 꽃 내음은 사람의 가슴을 들썩이게 한다.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지만 봄꽃 피는 들로 산으로 나서는 데에는 남녀노소 차이가 없다.

봄바람에 여기저기서 꽃망울이 터지듯 방방곡곡에서 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봄꽃 축제들은 가볍게 걷거나 산행을 하며 즐기기에 제격이다.

3월 중순께면 지리산 산자락엔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다. 구례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에선 구례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노란 산수유를 보고 지리산 산행을 할 수 있다.

봄 산행과 함께 꽃을 즐기자면 그래도 진달래다. 진달래는 산수유보다 한걸음 늦게 4월 초부터 제 자태를 온전히 뽐내기 시작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우리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화전을 부치거나 차나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군락을 이뤄 피는 진달래는 산을 분홍으로 물들이며 봄 기분을 고조시킨다. 진달래는 어느 산에나 피지만 여수 영취산, 창녕 화왕산, 마산 무학산, 거제 대금산, 달성 비슬산, 강화 고려산 등이 특히 진달래 산행지로 유명세를 치른다. 산행길이 꽃길이다.

이중 영취산·비슬산·고려산 등에서는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영취산은 4월 초면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때문에 가장 사랑 받는 산 중의 하나가 된다. 비슬산에선 참꽃문화제가 자연휴양림에서 열린다. 참꽃이란 먹는 꽃이란 뜻으로 개꽃(철쭉)에 상대해 진달래를 이르는 말이다. 고려산에서도 축제가 열린다. 연개소문 탄생에 관한 전설이 깃든 산이며, 능선에 오르면 고인돌을 볼 수 있다.

진달래를 제대로 즐기려면 봄 산행을 잘 준비해야 한다. 특히 체온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일교차가 큰 데다 정상에 오르면 땀이 식으며 아직 찬 바람에 체온이 떨어지기 쉽다.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입고, 보온성이 좋은 옷과 바람막이를 준비해야 한다. 눈·얼음이 녹아 질펀해진 지면도 조심해야 한다. 해빙기의 낙석도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봄 산행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이번엔 철쭉 차례다. 철쭉은 진달래의 뒤를 잇듯 피어난다. 합천 황매산, 남원 바래봉, 덕유산, 소백산, 남양주 서리산 등이 유명하다. 황매산과 바래봉에선 4월 말에서 5월 말 사이에 철쭉 축제가 열린다.

진달래 산행을 즐기려면 만개하는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꽃이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은 “어~” 하다 보면 훌쩍 가 버릴 수 있다. 봄은 짧다.

김승수 객원기자 sng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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