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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국고보조금 가로챈 전파진흥원 직원

"10억7000만원 보조금 가운데 2억원 이상 부당이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으로 일하면서 몰래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사를 차린 뒤 수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전파진흥원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12년 '하모니어스'란 외주제작업체를 차린 뒤 최소 2억원대 제작지원금을 빼돌린 혐의(특가법 사기 등)로 전파진흥원 직원 김모(38)씨와 동업자 이모(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전파진흥원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12년 외주제작사를 차렸다. 김씨는 자신이 전면에 나설 수 없어 중학교 동창인 이씨를 회사 대표로 내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케이블TV사업자와 군소방송사에 소속된 PD들의 이름을 빌린 뒤, 2012년과 2013년 전파진흥원에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사업 기획서와 지원서를 제출해 14개 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제작은 모두 김씨의 회사에서 맡았다. 14개 사업 지원금 10억7000만원도 모두 이 업체로 넘어갔다. 하지만 일부 케이블사업자들은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며 추후 일부 금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프로그램을 부실 제작하거나 제작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따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김씨가 제작비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최소 2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미 동일한 사안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여러 차례 났는데 사기죄로 적용 법조만 바꾼 경찰의 밀어붙이기식 수사라는 것이다.

김씨의 변호인인 조영주 변호사는 “경찰이 지난 주 신청한 구속영장도 검찰에서 기각됐다”며 “김씨는 당시 제작지원부서에 근무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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