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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본잠식 삼창기업 1023억에 인수 … 외압 있었나

서울중앙지검은 17일 포스코건설 하도급 협력업체인 흥우산업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수사관들이 이날 오후 부산 중앙동 흥우산업 본사에서 압수한 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검찰이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재임 때 있었던 수십 건의 인수합병(M&A) 중 2012년 초 포스코ICT가 자회사를 통해 삼창기업의 원자력 사업부문을 인수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전액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의 원자력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정 전 회장 재임 당시 포스코 그룹의 M&A 작업에 관여했던 회계사와 애널리스트 등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포스코ICT가 삼창기업의 원자력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고 한다.

 삼창기업은 울산지역 기업인인 이두철(70) 회장이 1986년 원자력 발전 개·보수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계측제어 분야 정비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연간 매출은 1500억원 규모다. 2000년대 후반까지 안정적 수익을 냈으나 2010년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이 회장은 원자력 부문을 인수할 업체를 물색했다. 포스코ICT가 자회사인 포뉴텍을 설립해 2012년 1월 1023억원(부가가치세 제외)에 원자력 부문을 인수했다. 삼창의 채무 809억원을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214억원이 지급됐다.

 문제는 인수 가격의 적정성 여부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200억~300억원이면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보다 몇 배 더 많은 돈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재무상태가 극히 불량한 부실기업을 고가에 떠안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포뉴텍은 이듬해 58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검찰은 이 비정상적 거래에 배경이 있는지를 캐고 있다. 이 회장이 경주 이씨 중앙종친회 회장을 수년간 맡으면서 종친인 이상득 전 의원 등과 친분을 가져온 점이 주목 대상이다. 인수 과정에 이른바 ‘영포(영일·포항) 라인’을 통한 외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각대금이 어디로 갔는지도 관심이다. 삼창기업은 원자력 부문을 매각한 2012년의 재무제표를 회계법인에 제출하지 않았다. 삼창기업 감사를 담당한 A회계법인은 회계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2012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검찰은 매각대금의 사용처를 밝히면 외압 여부도 쉽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사자금 156억원을 빼돌리고 회사에 142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횡령 및 배임)로 구속기소됐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 회장은 개인 채무에 대한 원금 및 이자 지급과 개인활동비·품위유지비 등에 회사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압수수색=검찰은 17일 포스코건설에 리베이트를 지급해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로 흥우산업 및 계열사 3곳과 임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현지에서 조성한 비자금 107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담당한 흥우산업은 국내 공사 하청 과정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흥우산업 이모(57) 대표를 곧 소환해 비자금 사용처를 조사할 예정이다.

글=박민제·박유미 기자 letmei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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