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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전자·정보통신 박람회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 얼굴 인식으로 인증을 한 후 결제를 하는 사진을 17일자 중앙일보(B6면)에서 봤습니다. 이 기술에 대한 시연을 독일 전자통신박람회(CeBIT)2015에서 했다는데 세빗은 어떤 박람회인가요. 또 세빗처럼 각국의 정보통신(IT) 기업이 모이는 유명 IT 박람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세빗(CeBIT)은 매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전자통신 박람회입니다. 직역하면 ‘사무자동화 및 정보·기술 전시회’의 독일어(Centrum fur Buroautomation, Informationstechnologie und Telekommunikation) 약자입니다. 독일어로는 ‘체빗’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에선 영어식 표현인 ‘세빗’을 주로 씁니다. 올해도 16~20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주요 주제는 빅데이터·사물인터넷·온라인보안 등입니다. 세빗을 통해 일반 관람객은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이동통신사와 제조업체 등은 콘퍼런스를 통해 서로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경쟁사 신제품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임원, 유명 인사들이 기조연설을 하기도 합니다. 올해 세빗에서는 경제학자이자 현대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유명한 제레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재단 이사장,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선두업체인 시스코의 로버트 로이드 총괄 부회장 등이 기조 연설을 했습니다.

 세빗은 한때 세계 정보통신 분야를 대표하는 ‘2대 전시회’로 유명했습니다. ‘미국의 컴덱스(COMDEX), 독일의 세빗’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지요. 미국 컴덱스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주로 전시하는 행사였고, 세빗은 이동통신·네트워크 분야에 강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 전시회 모두 과거보다 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빗 주최 측이 세계적인 명사로 부상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초대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개막식에 온 것도 세빗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킨토시 첫선 보인 컴덱스는 문 닫아

 한때 세계 IT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던 두 전시회가 이렇게 힘을 잃은 것은 IT기술이 워낙 빨리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전시회는 사라지기도 합니다. 세빗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컴덱스가 그런 경우입니다. 컴덱스는 1979년 시작해 2003년 막을 내린 행사입니다. 80~90년대에는 컴덱스가 최신 IT 기기의 경연장이었습니다. 최초의 16비트 PC였던 IBM의 PC 5150(81년), 애플의 매킨토시(8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DOS 5(89년)와 윈도3.1(91년) 등이 컴덱스를 통해 세상과 만났지요. 그러나 IT의 큰 흐름이 이동통신 쪽으로 바뀌고, PC 산업이 퇴조하면서 이 전시회도 힘을 잃어 갔습니다.

 두 전시회가 시들해지는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 온 전시회는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입니다. 줄여서 MWC라고 부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정보통신 산업 전시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련 장비 업체 등이 모여서 만든 기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 GSMA)가 주최합니다. 9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MWC의 원조격인 ‘GSM 월드 콩그레스’가 열렸고, 2007년부터 MWC라는 이름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행사에는 1900여 업체가 참가해 첨단 이동통신 기술과 새로운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삼성 보르도 TV 데뷔 무대는 CES

 MWC와 함께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국제 가전 전시회(IFA)가 최근에는 ‘세계 3대 IT 전시회’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3대 전시회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것은 CES 입니다. 매년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립니다. 새해가 되면 열리는 첫 대규모 IT 전시회여서 주목도가 높습니다. IT 기기는 점점 융합하는 추세지만 MWC가 이동 통신 쪽에 무게 중심이 있다면, CES는 TV·세탁기 등 가전 제품에 중점을 둔 행사입니다. CES는 67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열렸고, 9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MWC처럼 세계적 기업가들이 몰려와서 연설을 하거나 자사 제품을 홍보합니다.

IFA는 라디오 제품 전시회가 출발점

 지금은 사라졌거나 구닥다리 취급을 받은 제품이지만 출시 당시엔 혁명적인 제품으로 받아들여졌던 각종 가전 제품이 CES를 통해 데뷔했지요. 대표적인 것이 비디오 녹화기(VCR·1970년), CD플레이어(81년), 디지털 영상 입출력기(DVD·96년) 등 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이 전시회의 꽃은 TV입니다. 플라즈마(PDP) TV,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이 이 전시회를 계기로 인기 상품이 됐습니다. 특히 2006년 삼성전자가 만든 보르도 TV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삼성전자가 TV 부분에서 일본 업체를 제치고 확실한 선두 업체로 치고 나가는 계기가 됐지요.

 독일 베를린에서 매년 9월 열리는 IFA는 3대 전시회 중 가장 역사가 깁니다. 24년 독일의 라디오 제조업체가 모여서 제품 전시회를 연 게 출발점이 됐지요. 이 전시회의 독일어 공식 명칭은 ‘인터나지오날레 풍크아우스슈텔룽(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입니다. 풍크는 라디오, 아우스슈텔룽은 전시회를 뜻합니다. 라디오 전시회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는 셈이지요. 그만큼 역사가 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전시회는 라디오에서 TV, 다시 디지털 기기로 성장한 가전 산업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50년 이후로는 격년제로 열리다 2006년부터 다시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3대 전시회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업체는 한국 업체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죠. 한국의 이동통신사들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술을 뽐냅니다. 이런 세계적 전시회에 한국 업체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틴틴 여러분도 뿌듯하지요.

애플은 공동 전시회보다 자체 행사 선호

 최근에는 대규모 공동 전시회에 맞춰 신제품을 공개하기 보다는 개별 회사 차원의 별도 발표회를 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행사를 하면 장소 선정부터 발표회장 내·외부 디자인, 발표 내용과 방식 등에서 해당 회사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미국 업체지만 미국에서 열리는 CES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 행사를 선호하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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