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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클럽의 도발

미즈노의 여성 전용 브랜드 ‘라투즈’의 골프클럽을 든 배우 김성령씨. [사진 한국미즈노]
여자 골프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한국 선수는 37명이다. 올 시즌 LPGA 투어 5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다. 뉴질랜드 국적의 난 리디아 고를 포함하면 전승이다. 한국 아마추어 여성들의 골프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골프장 경영협회에 따르면 5년 전 8대 2 정도에 불과하던 골프장의 남녀 내장객 비율은 지난해 6대 4에 가까워졌다. 일부 골프장에는 주중에 여성 골퍼의 비중이 더 많다. 그린피가 비싸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스카이 72골프장도 여성들이 늘어나 파우더룸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용품 업체들은 발 빠르게 여성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아직 남성 시장이 더 크긴 하지만 성장이 사실상 멈췄고, 남성들은 선호 브랜드를 잘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용 클럽은 블루오션이다. 신규 여성 골퍼가 늘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다 기술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능 보다는 외양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패션업계에서 그러는 것처럼 매년 유행을 만들면 새로운 제품을 팔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여성이 더 큰손이다. 과거 골프는 ‘Gentlemen Only, Ladies Forbidden(남성 전용, 여성 금지)’의 약자라는 농담이 있었지만 현재 클럽 시장에서 골프는 ‘Gentlemen OK but, Ladies First(남성 환영, 그러나 여성이 먼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엔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용 클럽이 나온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은 감성이다. 2년여 기획 끝에 여성 전용 브랜드인 ‘라루즈(프랑스어로 ‘붉은 색’ ‘립스틱’이란 뜻)’를 출시한 한국미즈노 이수남 골프사업부장은 “여성 클럽에서 먼저 고려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스타일과 패션을 중시하는 여성 고객을 겨냥해 예쁜 클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성령이 강렬하고 섹시한 붉은색 클럽을 들고 골퍼들에게 도발한다. 다른 업체들도 여성용 클럽 광고에서는 기능 선전에서 벗어나 감성 마케팅을 하고 있다.

 클럽이 예쁘다고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간 여성용 골프 용품은 말만 여성용 클럽이었지 남성용 제품에 샤프트를 짧게 하고 헤드를 가볍게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신제품들은 대부분 기획 때부터 철저히 한국 여성 골퍼의 스윙 스타일과 신체적 특징을 면밀히 검토해서 만든 제품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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