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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씌운 오목거울’ 포스터로 안전의식 UP, 사고 DOWN

오목거울에 헬멧을 씌운 포스터를 한 중학생이 보고 있다. 마치 자신이 헬멧을 쓴 것처럼 보여 ‘안전하게 헬멧 쓰고 자전거를 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진=강영호 객원 사진작가, 포스터 디자인=김해인]
부산에 사는 동현(가명·16)군은 지난해 여름 자전거를 타다가 벽에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헬멧을 쓰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넉 달간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동현이는 아직도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작은 외침 LOUD] ⑪ 자전거 안전하게 타요

헬멧은 자전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아 주는 도구입니다. 장성철 도로교통공단 통합DB처 차장은 “매년 자전거 사고로 300명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한다”며 “자전거 안전사고 사망자의 87.6%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고 77.9%는 머리를 다친 것이 원인이 돼 죽음에 이르렀다”고 설명합니다.

이재용 한국교통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초등학교의 경우 자전거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돼 있고 중·고등학교 안전교육 매뉴얼에도 자전거를 탈 때 보호장비 착용에 대해 교육하도록 돼 있지만 헬멧을 습관처럼 쓰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

열 번째 LOUD는 개학을 맞아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 곁에서 외치려 합니다. 자전거 사고를 당했던 동현이 또래 중고생을 대상으로 헬멧 착용을 유도하기 위해섭니다. 그동안 많은 학교가 이 같은 내용을 지도해 왔지만 효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서울 여의도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4월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 눈에 안 띄는 학교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교문 앞에서만 걸어 들어오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인도 곳곳에 세워 둔 자전거 때문에 보행자들의 불만이 쌓이자 영등포구청은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자전거 헬멧 착용 규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여의도중학교 김현석 선생님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조치였지만 실효성이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헬멧을 씌운 오목거울’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장종원]
학생들은 왜 헬멧을 쓰지 않으려는 걸까요. 서울 신길동에서 여의도동까지 15분간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등교한다는 김성범(15)군은 “굳이 헬멧을 써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습니다. ‘설마 사고가 나겠어’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머리모양이 망가지는 것이 싫어 헬멧을 쓰지 않는다는 학생도 많습니다. “헬멧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거추장스럽다”거나 “갑갑한 느낌이 들어 쓰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귀찮고 익숙지 않다는 이유로 헬멧 착용을 꺼리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헬멧 쓰는 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작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바로 ‘헬멧을 씌운 오목거울’입니다. 사물이 크게 보이는 오목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면 마치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헬멧을 쓴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자전거 거치대 앞에 ‘헬멧을 쓴 스마일 스티커’를 붙여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쓰도록 유도했다.
포스터도 활용했습니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 바탕에 ‘웃는 얼굴 :-) 안전한 머리 q:-)’라는 문구를 넣고 이모티콘으로 헬멧을 쓴 채 웃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이곳에 오목거울도 붙여 포스터를 보는 사람이 헬멧을 쓴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자전거 거치대로 향하는 길에는 헬멧을 쓴 노란색 ‘스마일’ 캐릭터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헬멧을 씌운 오목거울’과 포스터를 만드는 데 각각 1만원이 들었고 ‘스마일’ 스티커 제작에는 장당 5000원이 들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LOUD팀은 6일 여의도중학교 자전거 거치대에 제작물을 부착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백승일(15)군은 “글로 쓰인 지시문보다 훨씬 좋다”며 “종종 헬멧을 써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정민(15)군도 “오목거울에 비친 얼굴이 커 보이는 게 재밌다”며 “헬멧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국내 자전거 인구는 약 1200만 명, 국민 5명 중 1명은 자전거를 타는 셈입니다. 하지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성인의 비율은 9%에 불과하고 14세 미만 어린이들의 헬멧 착용률은 3%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15~20세 청소년에게 발생한 자전거 안전사고는 모두 731건, 이로 인해 7명의 청소년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이 잠깐의 불편함을 참고 헬멧을 썼다면 어땠을까요. 아직은 위험해 보이는 등굣길, 헬멧과 함께하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LOUD에 소개된 디자인 보내드립니다

제안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싶은 현장을 e메일(loud@joongang.co.kr)로 알려주세요. 그동안 소개된 버스정류소 승객 대기 표시선이나 스쿨존 내 횡단보도의 ‘양옆을 살펴요’ 픽토그램 등 스티커가 필요한 독자도 e메일로 연락주면 디자인 시안을 보내드립니다.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중앙일보(joongang.co.kr) 홈페이지나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을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했거나 앞으로 지면을 통해 공유할 프로젝트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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