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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외침 LOUD] ⑪ 자전거 안전하게 타요
이재용 한국교통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초등학교의 경우 자전거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돼 있고 중·고등학교 안전교육 매뉴얼에도 자전거를 탈 때 보호장비 착용에 대해 교육하도록 돼 있지만 헬멧을 습관처럼 쓰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
열 번째 LOUD는 개학을 맞아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 곁에서 외치려 합니다. 자전거 사고를 당했던 동현이 또래 중고생을 대상으로 헬멧 착용을 유도하기 위해섭니다. 그동안 많은 학교가 이 같은 내용을 지도해 왔지만 효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서울 여의도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4월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 눈에 안 띄는 학교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교문 앞에서만 걸어 들어오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인도 곳곳에 세워 둔 자전거 때문에 보행자들의 불만이 쌓이자 영등포구청은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자전거 헬멧 착용 규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여의도중학교 김현석 선생님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조치였지만 실효성이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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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헬멧 쓰는 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작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바로 ‘헬멧을 씌운 오목거울’입니다. 사물이 크게 보이는 오목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면 마치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헬멧을 쓴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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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LOUD팀은 6일 여의도중학교 자전거 거치대에 제작물을 부착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백승일(15)군은 “글로 쓰인 지시문보다 훨씬 좋다”며 “종종 헬멧을 써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정민(15)군도 “오목거울에 비친 얼굴이 커 보이는 게 재밌다”며 “헬멧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국내 자전거 인구는 약 1200만 명, 국민 5명 중 1명은 자전거를 타는 셈입니다. 하지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성인의 비율은 9%에 불과하고 14세 미만 어린이들의 헬멧 착용률은 3%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15~20세 청소년에게 발생한 자전거 안전사고는 모두 731건, 이로 인해 7명의 청소년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이 잠깐의 불편함을 참고 헬멧을 썼다면 어땠을까요. 아직은 위험해 보이는 등굣길, 헬멧과 함께하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LOUD에 소개된 디자인 보내드립니다
제안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싶은 현장을 e메일(loud@joongang.co.kr)로 알려주세요. 그동안 소개된 버스정류소 승객 대기 표시선이나 스쿨존 내 횡단보도의 ‘양옆을 살펴요’ 픽토그램 등 스티커가 필요한 독자도 e메일로 연락주면 디자인 시안을 보내드립니다.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중앙일보(joongang.co.kr) 홈페이지나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을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했거나 앞으로 지면을 통해 공유할 프로젝트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