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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수다] 고교논술방-중론(衆論)이 아닌 공론(公論)에 이르는 길

*** 학생 글 - 김소형<서문고 2>



어릴 때부터 대화타협 배워야



[1] 우리 사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그들이 내세우는 의견도 제각각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정에서부터, 보수와 진보, 미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견해 등 국가정책에까지 다양한 의견들로 가득 차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서로가 자기 의견만을 내세우려 한다면 그 사회는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결국 새장 밖으로는 날아갈 수 없는 새장속의 새와 다를 바가 없다.



[2]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모두가 옳다하는 것, 즉 공론에 이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의 의견이 완벽하고 주위의 사람들도 옳다고 인정한다 해도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길 마련이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이 자기 의사가 분명하고, 표현의 자유를 갖는 사회에서는 공론에 이르는 것이 잘 되지도 못할뿐더러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우리는 의견조정을 위해 다른 사람과 회의를 하고 토론을 함으로써 의견을 맞추어 나가려고 한다.



[3] 하지만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에만 초점을 두다 보면 의견을 모으는 방법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사고를 부르기도 한다. 또 의견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보면 어떤 집단에 수용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자기가 더 옳은 의견을 갖고 있거나, 집단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도 나서서 말하지 못하고 그 집단의 의견에 동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의견에 동조하는 이유가 진정으로 옳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라 비웃음 당하지 않으려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고 하는 데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의 그림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그렇게 모아진 의견도 결국 또 다른 조직이나 힘에 묻혀버리거나 이용되기도 한다.



[4] 지금 우리에게는 공론에 이르는 것보다 공론에 이르는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게 더 시급하다. 몇 달 전 아시아나 항공 파업을 보면 노조측과 회사측의 의견대립으로 노조는 파업을 해버리고, 회사측도 노조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 국민들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었었다. 대화와 타협으로 의견을 모아서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자는 식의 생각으로 서로가 피해만 입었었다. 의견을 모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또 의견을 모으는 데 어떤 자세가 요구되는지 알 수 있는 예이다.



[5] 공론에 이르는 올바른 방법은 대화와 타협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의견을 수용하는 측면에서는 일방적으로 집단의 의견에 따르려는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반대의 의견이 나오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며 받아들이고 고치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의견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무조건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기보다는 자기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되면 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를 기르는 일은 어렸을 때 토론과 회의를 하는 습관이 학교교육에서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다.



[6] 다양화된 세계 속에서 그 나라의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는 공론은 우리에게 더욱더 중요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공론에 이르는 우리들의 올바른 자세이다.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어디서든지 정반합의 원리로 차근차근 의견을 모아간다면 그 나라는 세계의 의견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 총평 및 첨삭



김재인 유웨이중앙교육 오케이로직논술 대표강사
출제 의도 잘 이해…분량 초과 유의해야



기말고사 준비 때문인지 학생의 글이 적었다.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방윤희 학생 글을 제외하고, 차선으로 김소형 학생의 글을 골랐다. 도입이나 출제의도의 이해 등은 어느 정도 잘 된 반면, 제시문 분석이 빠졌고 공론과 중론의 구분이 없어서 약점을 안고 있다. 띄어쓰기에 신경을 더 써야 하겠고, 분량 초과도 유의해야 한다. 분량 초과는 사고의 방만함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은 공론을 형성할 필요성은 잘 지적하고 있지만, 다원화된 사회의 필수 요건인 의견의 다양성마저 비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2]에서는 [1]과 반복되는 감이 있어, 바로 제시문 분석에 들어갔어야 좋겠다. [3]은 (나)를 활용한 구체적 예를 들고 (가)에 대한 해석을 더 자세히 했어야 좋았겠다. [4]와 [5]에서는 중론과 공론의 차이를 언급했어야 하고, 대화와 타협만 말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는지도 함께 말해야 했다. 또 대중이 여론 선동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세도 언급하는 것이 좋았겠다. [6]은 구체성이 떨어진 어정쩡한 결론이 되고 말았다. 문장과 문단을 일부 수정하여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이번 논제는 학생들에게 꽤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럴수록 잘 정리해두고 차후에 자기 생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김재인 유웨이중앙교육 오케이로직논술 대표강사



*** 제시문 해설



<제시문 해설> 출전: (가) 국립현대미술관 편저,'올해의 작가 2003: 곽덕준'; (나) 피터 버거, '사회학에의 초대: 인간주의적 전망'; (다) 이이, '율곡전서'





다수의 의견이라고 반드시 옳다는 법은 없다. 그것이 잘못된 길로 가는 수도 있는데, 엇나간 대중심리의 하나인 파시즘이 대표적 예이다. 따라서 특정 이해관계에 편중된 다수의 의견인 '중론(衆論)'이 아니라 공공선을 지향하는 올바른 다수의 의견인 '공론(公論)'에 이르는 것이 필요하다. 과제는 이 둘을 구별하여 후자에 이르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가)의 설치미술은 '계량하는 것이 계량되고 있다'는 설명을 통해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저울의 역할은 재는 일이며, 계량이란 측정이고 판단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역전되어 있다. 재는 자가 재어지고 있는 것이다. 맨 위의 저울은 자신의 원래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다른 재는 것들에 의해 계량, 측정, 판단된다. 이런 일은 아래로 이어진다. 자신의 판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것들에 의한 판단만 존재한다. 이런 사태를 사람에게 적용해 보면, 자신의 판단은 없이 타인의 판단에만 종속되는 일과 비슷하다. 한편 (나)는 어떤 집단이건 개인을 통제하는 강력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다고 함으로써, 그것이 의도적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보인다. 즉,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 의해 의견이 조종됨으로써 뜻하지 않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결국 공론에 이르려면 앞서 언급된 장애들을 극복해야 한다. 주체적 판단이 서야 할 것이고 타인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연후에 그것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키고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중론이 아닌 공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 다음 주제



고교생 대상 실전 논술코너를 격주로 운영합니다. 중앙일보 joins.com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고교 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회 20명을 골라 유웨이중앙교육 오케이로직학원 김재인 대표강사가 첨삭지도를 해 드립니다. 또 우수 논술 한 편을 골라 총평과 함께 지면에 게재합니다. 논제와 관련된 제시문은 지면 사정상 '우리들의 수다' 고교 논술방에만 올립니다.



▶논제:다음의 제시문(cafe.joins.com/suda 참조)을 참고해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고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의견을 밝히고 우리 사회에서 관련된 서로 다른 예를 두 가지 이상 찾아 분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1600자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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