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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 치료 중 불거진 ‘제중원’ 적자 논쟁

마크 리퍼트(42) 주한미국대사의 치료를 맡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이 치료 와중에 자신들이 제중원의 ‘적자’임을 강조해 서울대병원과의 논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으로 1885년 설립됐다.

제중원을 둘러싼 논쟁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연세대 측은 고종의 명을 받아 어의(御醫)였던 H N앨런 박사가 세운 제중원이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어진만큼 “세브란스병원이 제중원의 후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제중원이 고종에 의해 만들어진 현대식 ‘국립병원’이란 점에서 오늘날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여러 국립대병원의 효시가 된다”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양측의 논쟁이 재점화된 모양새다. 리퍼트 대사의 치료를 맡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게 된 세브란스병원 측이 공개적으로 "우리가 제중원의 후신"이라고 밝히면서다. 정남식(63) 연세의료원장은 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중원의 창립자 호러스 앨런 박사는 오하이오주 댈러웨어 출신이고, 제중원을 세브란스병원으로 다시 지으면서 이름을 딴 루이스 세브란스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이다. 세브란스는 오하이오(리퍼트 대사의 고향)와 많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이 제중원의 후신이라고 공개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윤 원장은 또 “1884년 갑신정변 당시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영익이 개화파의 공격을 당해 자상을 입었을 때 앨런 박사가 치료해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고종이 앨런 박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중원을 설립했고 그것이 세브란스로 이어졌다”는 말도 전했다. 매일 아침 기자회견을 여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6층 기자회견장 테이블에도 ‘제중원 130주년(1885~2015)’이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 국민이 리퍼트 대사의 빠른 쾌유를 비는 상황에서 특정 사립대병원이 홍보의 기회로 삼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세브란스병원이 제중원의 후신이라는데 동의할 수 없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다. 4월 초 제중원 130주년을 기념하는 자체 행사 등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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