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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이미 사망했어" 1인2역 기막힌 사기극

 지난 2011년 1월 오모(30)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송모(36ㆍ여)씨는 오씨에게 “전화를 잘못 걸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잘못 걸린 전화로 시작된 인연은 몇 차례 만남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4개월 뒤인 2011년 5월, 갑자기 송씨로부터 연락이 끊겼다. 오씨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송씨의 언니라는 사람이 오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동생은 이미 사망했다. 나는 쌍둥이 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며 “군 고위 장성의 조카”라고 주장했다.

둘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2013년 8월, 송씨의 언니는 오씨에게 “돈을 빌려주면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 경매를 통해 차를 살 수 있게 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오씨는 변호사, 군장성의 조카라는 그의 말에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빌려준 돈이 약 6개월 사이 108차례에 걸쳐 7억5000만원에 이르렀다. 결국 오씨는 송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오씨가 알고 있는 송씨의 이름은 가짜였으며, 이메일을 주고받던 송씨의 언니도 알고보니 송씨 자신이었던 거다. 군 장성의 조카란 말도 직업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는 말도 거짓이었다. 조사 결과, 송씨는 평범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송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받은 돈은 대부분 송씨 본인의 빚을 갚거나 가족들의 계좌로 옮겨진 것으로 판단돼 구속수사를 하게 됐다”면서 “송씨는 70% 정도를 변제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변제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범과 추가범죄가 있는지 파악 중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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