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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S의 문명 파괴, 국제사회가 뭉쳐 엄중 대처해야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지난 5일 이라크 북부 점령지에서 3000년 전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유적인 님루드를 불도저 등을 동원해 파괴했다. 님루드는 구약성서에도 등장하는 아시리아의 수도 중 하나다. 7일엔 인근의 2000년 된 고대도시 하트라의 유적도 폭파했다. 앞서 지난 1월 모술 도서관에서 고대 서적·문서 2000여 점을 불태운 데 이어 지난달에는 모술 박물관에서 대형 망치를 휘두르며 아시리아와 하트라의 전시물을 마구 부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고대 문화유산에 대한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IS는 이미 점령지에서 외국인 인질을 줄줄이 살해한 것은 물론 소수 종교·종파·정체성을 가진 현지인도 마구 학살하거나 박해해 전 세계의 분노를 샀다. 우상숭배의 흔적이라며 현지 기독교나 이슬람 시아파의 종교 시설을 마구 훼손하더니 급기야 인류의 소중한 고대 문화유산까지 말살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반달리즘은 IS의 반문명성을 거듭 드러낸 것으로 자신들이 인류의 공적임을 다시 한번 자인한 셈이다.

 IS가 저지르는 문화유산 파괴는 인류를 모욕하는 만행이다. 국제사회는 이를 전 세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유엔이 즉시 나서 이를 반인륜적인 중대 전쟁범죄로 선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유네스코 차원의 긴급 국제대응회의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군 파병 등 IS의 만행을 막을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 곧바로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IS의 고대 문화유산 파괴는 복잡한 문화·종교·정체성의 중동 분쟁을 넘어 글로벌 종교 갈등에도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중대 도발이다. 우리 정부도 유엔 차원의 국제협력에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이 다이너마이트와 로켓포로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파괴하던 끔찍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한번 파괴된 문화유산은 되돌리기 어렵다.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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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