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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심장혈관 검사 한번에 … ‘혈관질환 토털 케어’ 이끈다

분당제생병원 신승훈 뇌졸중센터장(뒤돌아 서 있는 의사)이 뇌경색을 일으킨 경동맥협착증 환자에게 스탠트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요즘 웬만한 병은 약으로 치료한다. 암도 표적항암제로 다스리는 시대다. 그래도 여전히 수술, 즉 의사의 손에 의존하는 분야가 있다. 단일 질환으로 암을 제치고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질환, 바로 뇌졸중이다.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사와 치료 성패를 좌우하고, 조기 발견이 환자의 생명을 구한다.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치료 성적을 결정한다. 분당제생병원 뇌졸중센터는 국내 최초(2008년)로 ‘24시간 뇌졸중센터’를 도입했다. 뇌혈관질환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한다. 게다가 뇌졸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도 함께 체크한다. 분당제생병원이 지향하는 ‘혈관질환 토털 케어’다.

2월 11일 늦은 밤. 76세 여성 환자가 의식을 잃고 분당제생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좌측 반신마비와 언어장애가 동반된 환자였다. 병원에 도착한 것은 증상 발생 후 2시간여 후.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의료진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응급 뇌 MRI(자기공명영상촬영)상 급성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었다.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추가 MRA(뇌혈관촬영) 검사로 중대뇌동맥이 막힌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곧 혈관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했다. 뇌혈관에 도관을 집어넣어 혈전을 흡입해 없애는 시술이다. 증상 발생 후 세 시간여, 병원 도착 한 시간여 만에 모든 처치가 이뤄졌다. 시술 후 꽉 막혔던 뇌혈관이 뚫렸고, 환자의 의식은 돌아왔다. 증상도 호전됐다. 시술 2주 후 환자는 걸어다닐 정도로 회복됐다. 골든타임을 지킨 결과다.

미국·유럽 병원은 색전술 선호

뇌졸중은 혈관병이다. 뇌혈관이 팽창해 터지거나 혈전 등으로 막혀 발생한다. 뇌혈관이 터져 뇌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되는 것이 뇌출혈(출혈성 뇌졸중), 막히는 것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다. 모두 뇌졸중으로 통칭하지만 들여다보면 다소 복잡하다. 우선 종류가 다양하다. 전형적인 뇌출혈인 ‘고혈압성 뇌출혈’,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터지면서 뇌 조직을 싸고 있는 지주막 밑 공간에 피가 고이는 ‘지주막하 출혈’ 등 뇌출혈만 4~5가지로 나뉜다.

 뇌출혈은 재출혈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24시간 안에 다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치료법은 크게 개두술(결찰술)과 색전술로 나뉜다. 머리뼈를 열어 클립으로 부푼 혈관(뇌동맥류) 목을 잡아주거나(결찰술) 뇌혈관으로 미세도관을 넣고 부푼 부위를 백금 코일로 채워 출혈을 막는다.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다. 결찰술은 영구성이 높지만 뇌조직을 직접 당기고 수술해야 하므로 뇌손상 위험이 있다. 반면에 색전술은 뇌를 건드리지는 않지만 영구성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데다 결찰술보다 재출혈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두 치료법을 모두 잘 구사해야 치료의 질이 높아진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트렌드는 최근 상당 부분 색전술로 넘어갔다. 미국은 과반수, 유럽은 80%가 색전술이다. 하지만 분당제생병원 뇌졸중센터는 수술 건수가 오히려 좀 더 많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승훈 센터장은 “예전에는 병원들이 개두술로 해결되지 않는 사례만 색전술을 했으나 지금은 우선적으로 색전술을 시행한다”며 “위험요소가 별로 없는 경우는 색전술을 하지만 혈관이 터지거나 혈전 발생 등 위험이 높은 상황은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술 중에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면 수술(결찰술)이 훨씬 안전하고 수술로 나빠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병원평가서 최우수 등급 받아

치료 철학은 우수한 치료성적으로 이어진다. 분당제생병원 뇌졸중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급성기 뇌졸중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1등급을 받았다. 급성기 뇌졸중 평가는 머리 속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된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입원치료에 대한 질을 가늠하는 평가다.

증상 발생 후 응급실 도착 시간, 전문의 상근 여부, 적정 시간 내 영상검사 및 약물 투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심평원은 매년 전국 200여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해 등급을 매긴다. 1등급은 종합점수 95점 이상을 받아야만 가능한 등급이다.

 분당제생병원 뇌졸중센터는 중앙일보가 별도로 실시한 ‘J닥터 병원평가’에서도 최우수 병원에 선정된 바 있다. 44개 대형·대학병원, 298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심평원에 공개된 지표 중 여섯 가지 진료 평가항목을 추려 등급을 매겼다. 급성 뇌졸중 분야에서 분당제생병원은 각 항목에서 5점(만점)을 받아 최우수 병원에 뽑혔다. 특히 신승훈 뇌졸중센터장은 이 평가에서 급성 뇌졸중 분야의 명의에 이름을 올렸다.

뇌경색 환자 15%가 심혈관 이상

분당제생병원 뇌졸중센터가 돋보이는 점은 또 있다. 뇌경색의 원인이 되는 경동맥협착증이나 뇌혈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뇌혈관 조영검사와 함께 심혈관 조영검사를 동시에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로 인한 협착증이 동반된 뇌경색 환자의 15% 정도는 심장혈관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심혈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으면 좋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환자에게는 비용이 부담이다. 그래서 대신 심혈관 조영검사를 추가로 하는 것이다. 협착 정도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다.

 검사법도 비교적 간단하다. 뇌혈관 조영검사 시 찔렀던 혈관으로 긴 관을 넣고 조영제를 넣어 혈관을 직접 촬영한다. 뇌혈관 조영검사는 40~50분 걸리는 데 반해 심혈관 조영검사는 보통 10분이면 끝난다.

 환자는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심혈관질환 조기검진까지 하는 셈이다. 신승훈 뇌졸중센터장은 “기본적으로 혈관질환은 재발이 많다. 뇌졸중에서 신경학적 증상이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혈관질환을 체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심혈관 조영검사를 동시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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