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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금기를 넘어서는 가치 확신

<준결승 2국> ○·스웨 9단 ●·김지석 9단

제3보(24~29)=초보자들이 바둑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교사들이 ‘이러이러한 수는 나쁘니 두지 말라’고 하는데 프로들의 대국을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수를 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백28, 흑29의 교환. 이렇게 상대의 턱밑으로 바짝 다가서서 셔터를 내리게 해주는 수는 나쁘다고 하지 않았나?

 정상을 다투는 프로들은 왜 이런 수를 태연하게 둘까. 물론, 이유가 있다. 흑29로 내려선 자세가 견고하긴 하지만 ‘이립삼전-세운 돌이 둘일 때는 세 칸 벌려라’는 이론을 따르자면 흑27은, 없어도 될 곳에 앉아있는 꼴이 된다.

 즉, 백28의 경우는 바짝 다가서서 상대를 견고하게 만들어준 손해보다 흑27을 쓸모없게 만든 활용의 가치가 더 크다는 계산이다. 넘어설 가치가 확실할 때 금기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흑29로는 ‘참고도’ 흑1로 밀어가는 수도 있다. 세력을 지향하는 흑으로서는 시도해볼 만한 그림인데 ‘이런 장면이라면 김지석은 무조건 막을 것’이라는 게 검토진의 이구동성.

 벼르고 있다가 김지석에게 ‘정말인가?’ 물었다. 꽃처럼 활짝 핀 웃음을 싣고 날아온 대답은 이렇다. “죽을까봐요.”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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