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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가 정신' 120개국 중 32위 … 과거 성공 방정식 벗을 때다

홍대순
아서디리틀 코리아 부회장
서강대 초빙교수
지난 60여년 간 대한민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700배 이상 커졌다. 어찌 보면 기적에 가깝다. 그 이면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대한민국은 기반이 없는 맨 땅에서 시작해 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 산업 등을 일궈 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이봐, 해봤어?” 라는 말은 불굴의 도전정신이 녹아 있는 ‘기업가 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기업가 정신이 점점 실종돼 간다는 점이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가 정신 지수(GEDI)’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20개국 중 32위에 불과했다. 경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순위다. 콜롬비아·오만 같은 국가들보다도 낮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의 실종은 대한민국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에 미국은 어떤가?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전통적인 공룡 대기업들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한다. 또 구글과 테슬라(전기차 업체) 같은 신생 혁신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글로벌 대기업의 반열에 진입하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 기업들 역시 ‘산업 전쟁’ 시대를 맞이해 맹추격을 해오면서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주도권을 뺏고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신생 혁신 기업들까지 배출하고 있어 대한민국은 ‘사면초가’ 상태에 직면해 있다.

 미흡한 기업가 정신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무려 800조원에 육박하면서 ‘1조 달러(1100조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하나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0조원 정도에 그친다. 애플과 무려 4배 차이가 난다. 이같은 시가총액의 차이는 ‘기업가 정신’에 따라 누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과거 트랜지스터가 세상에 나왔을 때 당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진공관 라디오는 이를 얕잡아 보고,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진공관 라디오는 결국 트랜지스터 라디오보다 무겁고 비싼 가격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세상의 변화를 읽으려 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지 않은 결과다.

 이제 대한민국 기업은 기존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새로운 방정식을 써야 한다. 2015년이야말로 대한민국 성장의 불씨인 ‘기업가 정신’을 살려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홍대순 아서디리틀 코리아 부회장·서강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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