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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애인에 살해되는 여성, 지난해 114명

#지난해 9월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 A(41)씨와 그의 딸(14)과 모친(68) 등 일가족 3명이 살해됐다. 범인은 A씨와 3년간 교제해 온 B(34)씨였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A씨와 관계가 소원해지자 꽃다발을 사들고 집에 찾아가 대화하던 중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홧김에 A씨를 살해했다. 이어 집에 찾아온 A씨의 모친과 귀가한 딸을 차례로 숨지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6월 부산에서는 60대 남성이 부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남편 A(63)씨는 이혼신청을 하고 별거중인 아내 B(60)씨와 위자료 등 이혼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살인을 저질렀다. A씨는 자신의 1t 트럭에 B씨의 사체를 옮겨놨다. B씨는 연락이 끊긴 장모를 찾아나선 사위에 의해 발견됐다.



2014년 한 해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114명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미수로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성은 95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살인 사건을 분석한 결과를 8일 공개했다.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사람 중에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은 57명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 최희진 인권정책국장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으로부터 살해당하는 여성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여성 수는 증가추세다. 한국여성의전화 조사에 따르면 2009년 70명에서 2012년 120명으로 늘었다. 2013년에 살해당한 여성은 123명, 살인미수 피해자는 75명이었다.



지난해 피해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2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17%), 30대(15%), 20대(13%) 순이었다. 10대는 3%를 차지해 2013년의 2배 수준이었다. 최 국장은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는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10대부터 7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는 이별 통보로 인한 것이 많았다. 피해 여성으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살해하거나 살인 미수에 그친 경우가 30%로 가장 많았다.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여성을 살해한 경우(24%),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만났다고 의심한 경우(15%) 순이었다. 그밖에 가해자들은 "무시당했을 때" "성관계를 거부했을 때" "생활고 때문에" "술 취한 모습에 화가 나서" 등의 이유를 댔다. 피해 여성의 헤어지자는 말은 스토킹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높았다.



경찰의 부족한 초동대응이 참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안산에서 5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남편 A(50)씨는 말다툼을 하다가 부인 B(40)씨를 살해했다. 살해당하기 한 달여 전 B씨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전치 4주의 진단서를 첨부해 고소장을 제출해 경찰이 조사중이었다. 또 사망 이틀 전에는 B씨의 아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112신고를 했지만, B씨의 의사에 따라 격리 조치 이상의 적극적인 대응은 없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가해자가 퇴거 명령을 어겨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가해자는 현장에서 체포될 때 재범률이 감소하므로 경찰이 가정 폭력, 여성에 대한 폭력은 체포우선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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