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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에 태극기는 애국 상징 … 병영문화 혁신 출발점

1 미국 제1기계화 보병사단 2여단 병사가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육군훈련소 포트어윈(Fort Irwin)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해외 파병 요원이 아니라 국내에서 훈련 중이지만 병사 우측 어깨에 성조기가 선명하다. [사진 미국 육군]
2 캐나다 4사단 윈저 연대의 한 병사가 2014년 2월 북부 북극해 연안 도시인 랭킨인렛에서 순찰하던 중 지역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군복 좌측 상박부에 캐나다 국기가 부착돼 있다. [사진 캐나다 육군]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을 기억하는지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28일, 장소는 서울 중앙청 앞입니다. 북한군 손에 수도(首都)를 내줬던 국군은 90일 만에 서울 땅을 되찾았습니다. 우리 땅의 심장을 다시 찾은 걸 만천하에 알라는 일은 중앙청 앞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를 내거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외침 LOUD] ⑩ 국군 장병의 군복에 태극기를

 당시 해병대 박정모 소대장과 최국방 견습해병이 감격스러운 순간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게양대를 따라 조금씩 태극기를 올렸습니다. 두 사람은 고개를 한껏 젖혀 올라가는 태극기를 우러러봅니다. 서울 수복의 감격과 함께. 이 장면은 한국전쟁사, 아니 현대사의 한 상징이 됐습니다.

 군인은 애국심이 가장 높은 직종입니다. 이들이 애국하는 대상은 물론 조국입니다. 무형의 조국을 상징화하는 대상이 바로 태극기입니다. 군인들이 태극기에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올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야를 2015년으로 옮겨 봅니다. 거리에 군복을 입은 휴가 장병이 많이 오갑니다. 이들의 복장에서 이상한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군복 어디에도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슴에 쓰인 한글 이름마저 없었다면 어느 나라 군복인지 알 길이 없을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국토 방위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을 복장에서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3 지난해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 로스톡에서 벌어진 독일 해군과 육군의 합동훈련에서 병사들이 대량 화학 살상무기에 오염된 방호복을 제독하고 있다. 방호복에도 독일 국기 마크가 선명하다. [사진 독일군]
 작은 외침 LOUD는 이번엔 국군장병 곁에서 목청을 높입니다. 대한민국 군인의 군복에 태극기를 달자는 외침입니다. 지난 호에 3·1 절을 맞아 진행했던 ‘태극기를 생활 속으로’ 캠페인의 연장선입니다. 시민들도 태극기를 가까이해야 하는 마당에 국토 수호의 사명을 띤 군인들이 태극기를 마주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작전상 군복에 붙은 태극기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태극기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게 하면 됩니다. 노출이 안 되는 국방색 톤의 태극기 문양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군복에 태극기 마크가 붙지 않는 것에 대해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름과 부대 마크를 붙이는 것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태극기를 부착하지 않았다”며 “과거에 국방예산이 부족했던 점도 (태극기 마크 보급이 안 된)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최근 일선 장병의 군복이 디지털군복으로 바뀌면서 마크 탈·부착이 쉬워져 태극기를 붙일 만한 여건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파병이 잦은 미국·프랑스 등의 경우 군복에 국기 마크를 붙이는 게 뿌리내렸습니다. 다국적 군인들이 작전을 수행하는 현장에서는 어느 나라 군인인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군복에 국기가 부착됩니다. 나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자국 내에서 근무하는 군인의 군복에도 국기가 붙는 게 대부분입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국군도 유엔 평화유지군처럼 해외에 파병 갈 때나 비무장지대처럼 적군과 조우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민정경찰은 태극기 마크를 붙이고 활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군장병의 군복에 태극기를 붙이면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먼저 소속감입니다. 소속을 드러내는 일은 자긍심 없이 불가능합니다. 태극기 마크 부착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킵니다. 둘째 자기확신에 도움을 줍니다. 내가 현재 수행하는 직무가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일이라는 인식이 뚜렷해집니다. 자신의 직무에 대한 뚜렷한 인식은 주어진 임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동기 부여로 작용합니다. 자기확신도 뚜렷해집니다. 수동적·방어적 태도가 적극적·공격적으로 변화되는 것이지요.

 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일은 병영문화 혁신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군 관련 소식은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 줬습니다. 구타, 가혹행위, 성추행, 기강해이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8월 130여 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출범한적 있습니다. 이 조직은 병영문화를 바꿀 5대 중점과제와 22개 혁신과제를 지난해 말 국방부에 권고했습니다. 여기에는 건강·안전·소통·인권, 자율과 책임, 기강 유지, 심지어 인성교육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적과 싸워 이길 군인을 훈련시켜야 할 조직에 전인교육기관으로 변하라는 주문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정예군, 선진 강군의 시작입니다. 태극기 부착은 정예강군 양성의 첫출발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통제력, 구성원과의 결속력을 높여 주니까요. 비단 군뿐만 아니라 경찰관·소방관처럼 국가에 봉사하는 일을 의무로 하는 다른 직군으로 확대해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국기는 나라의 얼굴입니다. 태극기를 군인의 군복과 경찰관·소방관의 제복에 붙이는 건 대한민국의 얼굴을 환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의 해입니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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