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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헬스] 입맛 돋우는 봄 냉이, 비타민 빵빵한 ‘춘곤증 예방약’

“앞산 마주하고 혼자 마셔도 좋고/손님 찾아와 둘이 마시면 더욱 좋고/파르스름한 연둣빛 찻잔에 번지는/이른 봄 스님 마을 냉이차.”

임길택 시인의 ‘냉이차’란 시에서처럼 냉이는 이른 봄에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다. 냉이는 달래·씀바귀와 함께 봄나물을 대표한다. 특히 향이 독특하면서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 그만인 냉잇국은 춘곤증 극복에도 이롭다.

냉이는 버릴 게 하나 없는 채소다. 연한 뿌리는 이른 봄에 캐어 겉절이·국·전을 해 먹는다. 4~5월에 흰 꽃이 피면 꽃을 따 화전 장식에 쓴다. 다 자란 줄기는 말려 가루를 낸 뒤 국수 반죽이나 양념 즙을 만들 때 넣는다. 과거 가난한 선비들은 씨를 씹어 허기를 달랬다.

냉이는 ‘달력풀’이라고도 불린다. 초하루에서 보름까지 한 잎씩 돋고 열엿새부터 그믐까지 한 잎씩 진다해서다. 영문명은 ‘Shepherd’s purse’로 ‘목동의 지갑’이란 뜻이다. 열매가 목동이 늘 갖고 다니는 주머니와 비슷하게 생겼다.

배추·양배추ㆍ브로콜리ㆍ콜리플라워·케일 등 다른 배춧과(십자화과) 채소들과 마찬가지로 냉이도 암 예방 효과를 포함해 약성(藥性)이 뛰어나다. 예부터 이뇨(利尿)·지혈(止血)·해독(解毒) 효과가 있다고 여겨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눈 질환·당뇨병 환자에게 냉이를 달인 물이나 빻은 가루를 권장했다. 간이 나쁜 사람에겐 냉이가루차를 추천했다. 지방간 환자는 냉이를 뿌리째 뽑아 말려 달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영양적으론 저열량·고단백·고칼슘 식품이다. 100g당 열량은 31㎉, 단백질은 4.7g, 칼슘은 145㎎ 함유돼 있다. 뼈 건강을 돕는 칼슘이 같은 양의 우유(약 100㎎)보다 더 많다.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100g당 288㎎)과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5.2㎎)도 풍부하다. 노화 억제·감기 예방·피부 건강에 유익한 비타민 C는 봄나물 중 가장 많이 들어 있다(100g당 74㎎). 딸기와 비슷한 양이다.

냉이는 특유의 향이 있어 요리에 약간만 첨가해도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냉잇국(냉이된장국)은 식욕을 북돋아 준다. 된장·고추장을 푼 멸치장국 국물을 끓이다가 데친 냉이와 대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음식이 냉잇국이다. 냉잇국은 쇠고기와 쌀뜨물로 조리해야 맛이 훨씬 깊고 구수해진다.

냉이에 날콩가루를 무친 뒤 양념장을 찍어 먹거나 데친 뒤 무쳐 먹는 냉이나물(냉이무침)도 봄철에 멀리 달아난 미각을 되살려준다. 서양에선 어린잎을 샐러드로 먹거나 수프에 향을 내기 위한 조미료로 사용한다.

냉이는 잎ㆍ줄기가 작은 것이 맛있다. 냉이의 향은 뿌리에서 나온다. 뿌리가 너무 단단하지 않고 잔털이 적은 것이 양질이다. 뿌리가 곧고 희면 신선하나 누르스름하면 캔 지 꽤 된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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