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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까지 가세한 '최저임금 인상론'…쟁점 짚어보니

[앵커]

최저임금은 앞서 보셨듯이 아파트 경비원이나 조그만 영세기업 근로자,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들이 주로 받는 임금이라고 봐야겠죠. 당연히 인상되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무조건 올리라 한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 문제죠.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정치권까지 가세한 최저임금 인상론의 쟁점은 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장정훈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국내 근로자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받습니까?

[기자]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이 최저임금 적용 대상입니다. 근로자 수로는 약 200만명 정도 됩니다.

주로 아파트 경비원, 시간제로 일하는 주부, 편의점이나 PC방 같은 데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해당합니다.

[앵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죠. 다른 나라, 그러니까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가 상당히 낮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중하위권 정도입니다.

전체근로자의 임금 중 중간수준을 중위 임금이라고 하는데요, 우리 최저임금은 42% 정도 됩니다.

상위권인 터키나 프랑스 등은 60~70% 정도입니다. 우리는 OECD 평균인 48%보다도 낮습니다.

[앵커]

상당히 낮은 편이고, 선진국 수준에는 훨씬 더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앞서 보셨듯 최저 임금도 못 받는 사람이 전체의 11%가 넘는다는 거죠.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분쟁이 되고 하지 않습니까? 어떤 게 주로 쟁점입니까?

[기자]

우선 경영계는 최저임금도 임금인 만큼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하면 오히려 논의가 꼬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상 폭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인상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 언급을 아끼고 있는데요, 야당은 약 40%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경영계는 지난해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리자는 겁니다. 지난해 물가 1.3% 올랐는데, 이만큼만 올리자는 거죠.

반면 노동계는 만원, 지금보다 약 80%를 올리자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라'라고 하면 일면 그럴 듯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아무런 참견도 안 하고 두면 대체 언제 올리겠느냐 하는 반론도 당연히 나온다는 말이죠, 저희들이 경험으로 놓고 볼 때는. 그렇다면 노동계가 주장하는 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현실화는 좀 해야 된다는 주장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 다 아는 사실인데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시각차가 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일단 올리면 가계소득이 늘고 소비가 증가해 내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들은 경영이 나빠지고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오히려 대량 해고사태만 불러올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경환 부총리가 임금인상을 촉구했잖아요. 그에 대한 답변이라고까지는 말하기 좀 그래도, 경총이 어제 기업들한테 1.6% 정도 올리라고 했습니다. 사실 시늉만 하는 거거든요. 최경환 부총리의 압력이라면 압력, 이건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는데 최저임금 역시 그런 상황이 돼 버린다면 정부가 얘기하는 것이, 그러니까 최경환 부총리가 얘기하는 것이 별 소용없이, 안 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기는군요.

[기자]

최저임금은 현행법상 최저임금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노사를 각각 대변하는 위원 9명씩과 중립적인 공익위원 9명 등 27명이 결정합니다.

노사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주로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부가 나선다고 해서, 정부 생각대로 결정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나서서 노동자 편을 드는 것이 솔직히 말하면 좀 생소해 보입니다. 여태까지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그동안 노동시장 구조개혁도 추진해왔습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것이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유리하지 않은 얘기였고, 다시 말해서 소득 위주로 경기를 살리겠다고 얘기는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정부가 보여왔던 그 행태하고는 맞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야당에서도 그렇게 나온다면 도와주겠다고는 하지만 좀 의외로 보기는 한 것 같기는 한데요. 글쎄요, 좀 급하긴 하겠죠? 경제는 안 풀리고 결국 이것밖에 답이 없지 않느냐, 그동안 펴왔던 정책이 그렇게 소용이 있지 않았느냐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계는 그동안 현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란 게 결국 '해고는 쉽게, 임금은 낮게, 비정규직은 늘리는 정책이다' 이렇게 비판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임금 인상을 주장하니 좀 의아스러워하는 반응도 나오는 건 사실입니다.

[앵커]

그럼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꾼 배경은 뭐라고 분석합니까?

[기자]

결국 정책이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부동산이 회복되면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인데요.

일부 지역 매매가 늘긴 했지만, 전세난은 더 심각해졌고요, 무엇보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 때문에 빚을 내는 가구가 늘면서, 오히려 씀씀이를 줄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소비가 줄면서 경기는 더 얼어붙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소비를 늘리기 위해선,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앵커]

실제로 부동산 정책도 빚내서 전세 가라, 아니면 집 사라는 쪽으로 갔다는 비판이 많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아무튼 요약하면 소득을 늘려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인데, 이건 주로 야당에서 주장해온 것이기도 합니다. 아까 문재인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더니 우선 반성부터 하면 도와준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어찌 됐든 그럼 이제 비슷한 입장이 되는 건가요?

[기자]

여야가 상당히 가까워졌습니다.

올 들어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성장, 저물가가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고요. 이걸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든 소비를 자극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보입니다.

결국 최근 상황은, 여야 구분 없이 소득주도 성장을 주장하고 있는 건데요, 정부가 실제 추진 의지가 있는 것인지는 앞으로의 정책을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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