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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 그 후 13년 … 이란은 협상 대상, 북한은 골칫거리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불량국가 동지인 북한과 이란이 13년 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선 상전벽해로 처지가 달라졌다. 이란은 핵 문제를 놓고 협상 파트터로 대접받는데 북한은 여전히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된다. 이스라엘이 미국·이란간 대화 분위기에 강경 반발하자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일부는 ‘이란 옹호’에 나섰다. 반대로 북한에겐 민·관, 전·현직을 가리지 않고 뭇매를 때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미 의회 합동 연설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강경 비판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으로 역공했다. 회견에 참여한 잰 샤코스키 하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이란과의 협상은 2005년 북한처럼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했는데 사실은 지난해 이란과의 협상으로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이란과 맺은 공동행동계획(JPOA)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일단 멈추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과 이란은 크게 다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북한처럼 이란과의 핵 협상도 실패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하프 부대변인은 네탸나후 총리가 이란과 이슬람국가(IS)를 동일한 위협으로 간주한 연설 대목을 놓고도 “과도하게 단순화한 것”이라며 “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집단을 지원하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IS와 다르다”고까지 말했다.

 북한 비판은 미국 조야에서 연일 이어진다. 미국인 억류자를 석방시키기 위해 방북한 경험이 있는 미국의 ‘최고 스파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은 3일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변화의 희망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현 정권에선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달 26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KN-08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실전 배치 움직임을 공개하며 “미국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한때 대북 협상파의 상징이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 비관론에 가세했다. 그는 4일(한국시간)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은 표류하고 있고 시기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붕괴한다”며 북한이 금기로 삼는 북한 붕괴를 거론했다.

 오바마 정부는 사이버 공격을 놓고도 이란과 북한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북한의 소니 픽처스에 대한 해킹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똑같이 대응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반면 지난해 2월 카지노 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에 대한 해킹 배후가 이란인데도 클래퍼 국장은 “(이란의 샌즈 해킹 공격은) 미국 내에서 외국인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한 최초의 예”라고만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북한 때리기에 비하면 훨씬 수위가 낮은 대응이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이중잣대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깨고 핵 실험과 장거리미사일 개발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잃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업적을 만들려는 오바마 정부의 전략도 이란과 북한의 대접이 달라지는 배경이 됐다. 또 미군 지상군이 아닌 현지의 대항군으로 IS를 격멸한다는 오바마식 대리전에 이란이 가세한 점도 이란과의 협상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IS 거점 티크리트의 탈환전에는 이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가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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