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더 충분히 논의했어야' … 김무성, 김영란법 한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는 김영란법의 보완책에 대해 고심 중이다.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 대표.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를 “현실론자”라고 표현한다. 5일 그와 가까운 한 초선 의원도 “김 대표는 현실에 70, 이상에 30 정도의 비중을 둔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최근 위헌 소지와 입법 미비 논란에 휩싸인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처하는 방식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법”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 민간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배우자 불고지 조항을 만들어 위헌 소지가 일 수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 법의 적용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를 주변에 하고 있다. 지난 3일 본회의에서 김영란법에 찬성표를 던진 뒤 기자들과 만나 “양심에 찔린다”고 말한 게 그 때문이다.

 김 대표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청렴 사회 건설이 우선이란 생각에 무리해서 통과시킨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충분히 토론해 통과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김영란법 통과 직전 논의 과정에서 수차례 2월 국회 회기 내 통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선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입법 취지에 반대할 분은 없다. 그러나 김영란법에 찬성하면 선(善)이고,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악(惡)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기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을 국회선진화법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 분위기에 밀려 통과됐던 선진화법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면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경험하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 사회에 너무나 큰 문화를 바꾸는 이런 법을 만드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용기를 내 토론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법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호하면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서민 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부작용의 우려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회의 말미에 “법사위에서 충분히 심사하게 하자”고 당부했다. 2월 국회 회기 내에 얽매이지 말란 뜻이었다.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상 등을 감안해 회기 중 처리 입장을 밝히자 더 이상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고 물러섰다. 당의 ‘투톱’인 원내대표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3일 본회의 직전엔 “국회가 위헌 소지가 있는 것(김영란법)을 여론에 밀려 통과시킨다”고 탄식했다.

 문제는 김 대표가 ‘현실론’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점이다. 아니라고 생각했으면서 법 통과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의 화살이 새누리당뿐 아니라 당 대표인 그에게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뒤늦게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윤리강령에 경조사비 등을 3만원, 5만원 식으로 정해뒀지만 시장의 화환 가격은 10만원이다. 비현실적인 만큼 앞으로 대통령령을 만들때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개정을 논하는 데 부담을 느끼면서도 내년 9월 시행 전까지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데 반대하진 않겠다고 했다. 그는 “서민경제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찬성한다”며 “시행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