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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서 살아난 지 70년 … 삶이, 음악이 감사할 뿐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도 살아남아 ‘홀로코스트 서바이버 밴드’를 결성한 사울 드라이어(오른쪽)와 류벤 소스노비치(왼쪽)가 동유럽 유대인 전통음악 클레즈머를 연주하고 있다. [태블릿 매거진 캡처]

2차 세계대전 종전과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을 맞은 올해,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노인들이 결성한 ‘홀로코스트 서바이버 밴드’가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란드 출신 유대인 사울 드라이어(89)와 류벤 소스노비치(85)는 지난해 동유럽 유대인 전통 음악 밴드를 결성했다. 밴드는 2차 대전이 끝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살다 현재 플로리다에서 은퇴한 두 노인의 마지막 삶의 목표가 됐다. 과거를 잊지 않고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다.

 밴드는 드라이어가 지난해 110세로 작고한 최고령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피아니스트 고(故) 앨리스 헤르츠좀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레이디 인 넘버6’라는 영화를 본 걸 계기로 만들어졌다. 2차 대전 중 유대인 수용소에서 100회 넘게 피아노를 연주해 수감자들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넣던 헤르츠좀머의 이야기는 드라이어에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모아 밴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손주 여섯을 둔 할아버지 드라이어가 드럼을 맡았다. 고령이나 위암도 밴드에 대한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그는 아우슈비츠·마우트하우젠·플라스조로 이어지는 힘겨운 수용소 생활 중에도 틈틈이 숟가락을 스틱 삼아 드럼 연주를 익혔다. 밴드에 합류한 바르샤바 출신의 소스노비치도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그는 2차대전 중 농가에 피신했다. 농부의 도움으로 외양간에 숨어 지낸 그는 밤마다 쓰레기더미를 뒤져 찾아낸 감자 쪼가리로 연명했다. 전쟁 이후 미국에서 미용사·사진가·음악가로 활동했던 소스노비치는 밴드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맡고 있다. 밴드의 객원 멤버로는 소스노비치의 딸 차나로스(53·보컬)와 제프 블랙(64·기타)이 있다. 블랙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가정 출신이다. ‘홀로코스트 서바이버 밴드’는 양로원·유대교회당·바자회 등에서 결혼식이나 축제에 많이 쓰이는 동유럽 유대인 전통 음악 클레즈머를 연주한다. 유대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들의 연주를 즐긴다. NYT는 “이들의 연주는 어린 시절 추억을 상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축하하는 음악”이라고 전했다.

 홀로코스트 서바이버 밴드의 마지막 소망은 힘 닫는데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연주하는 것이다. 소스노비치의 딸 차나로스는 “아버지와 사울 드라이어는 남은 삶을 다른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데 쓰고 싶어한다”며 “두 분은 지금 함께 있어 행복하다” 고 말했다. 차나로스는 “제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하신 아버지께 새롭게 행복한 추억거리를 만들어 드릴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인 올 1월 27일 연설에서 “인류에 대한 범죄에는 시효가 없다.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것은 독일인의 영구한 책임”이라며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거듭 사죄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 공동체는 개인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연대가 살아 있는 곳에서만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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