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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금 전년보다 10조 더 걷었다

‘증세 없는 복지’가 도마에 오르면서 증세가 화두로 떠올랐다. 더욱이 지난해 걷힌 세수가 정부의 목표치보다 10조9000억원이나 미달하면서 증세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그러나 막상 국세청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세금 수입까지 다 더해보니 지난해 세수는 1년 전보다 10조원이나 더 걷힌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이 같은 실질 세수 증가율은 경제성장률도 크게 앞질렀다. 기업과 가계의 세금부담이 경제의 성장속도보다 빨리 늘었다는 뜻이다. 결국 세수 부족이 발생한 건 정부가 늘어나는 복지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은 뒤 무리하게 세수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증세를 하기보단 무리한 복지지출의 군살을 빼는 게 더 시급하다는 얘기다.

 5일 기획재정부·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실질 세수는 204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와 지방세에 부과되는 농특세를 합하면 214조원에 달한다. 실질 세수는 국세청 세수 통계에 직접 포함되는 국세청 소관 세수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지방소비세·근로장려세제(EITC)지원액·물납을 다 포함한 수치다. 이들 세수는 과거엔 국세청 소관 세수로 분류됐다가 최근 잇따른 세법 개정으로 통계에서 빠졌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세가 7조원 가까이 더 걷혔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2조~3조원이 더 늘었다. 세금이 이처럼 많이 걷힌 건 ▶부동산 거래 증가 ▶명목임금 상승 ▶경제규모 성장에 따른 부가가치세 증가에 힘입었다. 여기에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도 한몫 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성실신고 유도와 세무조사를 통해 공약가계부 목표치인 3조6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실질 세수는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속도로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다. 성장률이 1%일 때 실질 세수도 1% 늘어나면 기업이든 가계든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와 비슷하게 세금도 늘어 조세 저항이 약해진다. 이를 전문용어로 ‘세수탄성치’라고 한다. 경제가 1% 성장할 때 실질 세수가 1% 늘었으면 세수탄성치는 1이다. 1보다 크면 세수가 성장률보다 빨리 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난해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은 3.6%로 추정된다. 이와 달리 실질 세수 증가율은 5.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세수탄성치도 1.42로 껑충 뛰었다. 과거 1995~2014년 사이 20년 동안 세수탄성치는 평균 1.1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3년의 -0.25보다는 월등히 높다. 세수 증가 속도가 성장률을 앞질러갔다는 얘기다. 그만큼 기업과 가계의 세금부담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뜻도 된다.

 결국 지난해 정부의 세수가 목표치에 11조원 가까이 미달한 건 기업과 가계가 세금을 덜 냈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목표치를 무리하게 높게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도그마에 갇혀 증세 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지지출을 감당하려다 보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낙관적으로 잡고 이에 맞춰 세입예산을 과도하게 편성했다는 얘기다. 실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해마다 실적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한양대 이상빈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무리한 세수 목표를 세운 게 결과적으로 증세 논란을 키웠다”며 “실질 세수에 맞춰 예산을 짜야 국민 세부담만 늘린다는 지적을 받지 않으면서 세입 부족 사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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