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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밥값 3만원 경조사 5만원 … 권익위 "현실 반영해야"

출국하는 김영란 "다음주쯤 입장 밝힐 것" 지난 3일 국회에서 통과된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을 검토한 뒤 다음주쯤 자리를 마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뉴시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지난 3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법조문을 꼼꼼히 살펴보면 허술한 게 한둘이 아니다. 국회가 졸속으로 입법하는 바람에 합법과 불법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공은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세부 내용을 정해야 하는 정부로 넘어갔다.



금품 한도 대부분 시행령 위임
불법·합법 기준 재조정 필요
국민·공무원 눈높이 달라 진통
TF 꾸려 이르면 내달 첫 공청회

 시행령의 핵심은 처벌받지 않는 범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하느냐다. 금품수수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는다. 반면 100만원 이하는 직무관련성이 있더라도 기준을 넘지 않으면 2~5배로 정한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법에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이라고만 적은 뒤 시행령에 위임했기 때문이다.



 당장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은 기존의 공무원 행동강령(대통령령)이다. 행동강령에는 공무원이 직무관련자에게 선물이나 음식 대접 등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3만원까지로 정했다. 경조사비는 5만원, 화환은 10만원이 한도다. 정부는 김영란법이 통과된 뒤 이 기준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패방지위원회(권익위 전신)가 2002년 이 기준을 만들 때에 비해 물가가 크게 올라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4일 “금액 기준은 당연히 조정을 해야 한다”며 “행동강령이 만들어진 게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상황에서 그걸 그대로 적용하느냐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을 반영해 올려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행동강령이) 현실에 안 맞는 측면이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다. 권익위는 “최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익위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안을 마련한 뒤, 이르면 4월에 첫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권익위 내에선 “일반 국민의 눈높이와 실제 적용대상이 되는 공무원 등의 눈높이가 달라 구체적인 금액을 정할 때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예외조항인 ‘사회상규(社會常規·일반인의 건전한 윤리 감정)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을 어떻게 볼지도 논란이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나 경찰이 사회상규를 넘어선다고 판단할 경우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경 공화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형법에서도 사회상규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케이스(사례)마다 따지게 돼 있다. 사회상규가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검·경의 역할이 너무 커지지 않나 하는데, 국민이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민간 영역의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이 포함되면서 법에 담아내지 못한 구체적 적용 대상을 시행령에 열거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이 위원장은 “꼼꼼히 살펴 법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다하겠다” 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법 시행시기를 공포 후 1년6개월 뒤로 해놨기 때문이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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