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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는 수시 필패? 특목고보다 유리한 것도 많다

한국 고교생 10명 중 7명은 일반계 고교를 다닌다. 나머지 두 명 정도는 특성화고교(옛 실업계 고교), 한 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교를 간다. 그렇게 3년. 대입 관문을 통과한 뒤 만나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 일반고 출신은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 된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일반고와 자사고·특목고 출신 비율이 1대 1이었다.



[꿈꾸는목요일] 진학교사가 본 수시모집 공략
특목고보다 내신 올릴 여지 많아
수능 성적 낮아도 만회 기회 있어
정확한 정보·빠른 준비가 중요

 지난해 딸이 서울 일반고 1학년에 입학한 강모(48)씨는 일찌감치 수포자(수시 포기자)의 대열에 들어섰다. 그는 “교내 경시대회나 동아리 활동 같은 프로그램 종류나 수만 비교해 봐도 일반고는 자사고나 특목고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딸에겐 수능 준비 잘하라는 말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내활동을 중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 같은 수시전형은 일반고 학부모들에겐 언감생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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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고가 갈수록 입시 실적에서 자사고·특목고 등에 밀리고 있는 원인 가운데 일반고에서 수포자가 늘어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수시모집 선발 인원이 전체 정원의 67%(2016학년도 기준)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일반고는 수시모집에서 필패인가. 입시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일반고 진학교사들은 이와 상반된 얘기를 했다. 이들은 “일반고에 진학했다고 반드시 불리한 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고 진학교사 20명은 다음달 『수시 백전불태(百戰不殆)』란 책도 내기로 했다.



 ◆수시에서 일반고가 살길=천안 복자여고 정명근 진로부장교사는 “학생과 학부모가 지레 포기해서 그렇지 수능 이외의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는 수시에선 일반고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유리한 측면은 어디에 있을까. 이를 위해선 수시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수시는 크게 ▶학생부교과(내신 중심) ▶학생부종합(내신+다양한 교내활동) ▶논술(내신+논술)로 나뉜다. 수시를 지원하는 일반고 학생은 우선 내신부터 챙겨야 한다. 인천 계산고 장창곡 교사는 “입학사정관들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학년별로 내신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발전 가능성을 중요시하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꾸준히 내신 성적이 오르는 학생을 높게 평가한다. 장 교사는 “특목고·자사고는 내신 경쟁이 치열해 내신이 오를 여지가 적지만, 일반고에선 조금만 노력하면 내신을 끌어올릴 수 있다. 낮은 수능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고교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수시 실적이 좌우되는 측면도 있다. 제주 대정여고 변태우 진학부장교사는 “수시 학생부 전형은 교사 주도로 이뤄진다”며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교육 입시 컨설팅을 받느니 학생을 가장 잘 알고, 진심으로 학생을 위하는 교사에게 도움을 받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일반고인 전남 화순 능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구모(19)양이 여기에 맞는 사례다. 구양은 내신 성적과 다양한 교내활동을 평가하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했다. 구양의 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 공무원. 고2가 된 구양을 상담한 이 학교 성태모 진로부장교사는 구양에게 수능 위주 정시 대신 수시를 추천했다. 또한 “서울대는 독서활동을 중시하니까 국제 관련 독서에 집중하라. 진로와 밀접한 논문을 써 보고 다문화 관련 봉사도 하라”고 조언했다. 조언에 따라 구양은 독서토론 동아리에 가입했다. 군청에서 지원하는 논문 작성 프로그램에 참가해 졸업 전까지 ‘통일을 위한 정부 형태의 모색’이란 논문을 썼다. 성 부장은 “구양처럼 농촌 일반고에서도 일찍부터 진로를 정해 꾸준히 대비하면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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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일반고생을 위한 수시 지원 전략은 ‘나’를 먼저 잘 아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전북 전주 동암고 김재찬 진학부장교사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4~5등급으로 낮은 편인데도 ‘수시 논술 대박’을 기원하던 학생에게 지망 대학의 3개 연도 수능 합격선을 보여주자 눈높이를 낮추더라. 결국 수능 최저등급을 보지 않는 아주대 환경공학과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나를 정확하게 안 다음엔 ‘상대(대학)’를 알아야 한다. 지난달 부산 대덕여고를 졸업한 김모(19)양은 디자인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면 실기를 준비해야 하는 줄 알고 고1 때까지 실기 학원에 다녔다. 그러다 이 학교 예병식 진학부장 교사에게 “실기를 보지 않는 대학도 많다. 그동안 패션·디자인 관련 독서를 많이 했고 미술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해왔으니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듣고 실기 학원을 끊었다. 그러곤 그 시간에 내신 성적을 올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데 집중했다. 김양은 올해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에 입학했다.



 일반고생이 가장 취약한 부문은 논술 대비다. 일반고 교사들은 대학별 논술 가이드북과 동영상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논술은 혼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논술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독서토론을 한 뒤 500자 내외로 짧게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반고에서도 성공 사례는 많다. 자녀가 일반고에 들어갔다고 지레 포기할 일이 아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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