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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9시간 바둑 공부 … 온라인게임보다 좋아

2000년에 태어나 올해 만 15살인 막내 프로기사 4인방. 장난기 가득한 중학생이지만 한국 바둑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들이다. 왼쪽부터 박종훈 초단, 신진서 3단, 박진영 초단, 김영도 초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현재 국내 바둑 프로기사는 모두 302명(남자 249명, 여자 53명). 이들 가운데 막내는 2000년 태어난 신진서 3단, 박종훈·김영도·박진영 초단이다. 올해로 15세, 어린 나이지만 엄연히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프로 기사들이다.

15세 신진서·박종훈·김영도·박진영
뻔하지 않고 변화 많아 재미
승부욕 강해 패하면 울 때도
평범한 학교 생활도 그리워



 한창 밖에 나가 친구들과 토닥거리며 뛰놀 나이에 하루 종일 바둑판과 씨름하는 게 힘겹지 않을까.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3일 오후 한국기원에 도착하자 이른바 ‘밀레니엄둥이’ 프로기사 4인방이 쭈뼛쭈뼛 들어오며 인사를 한다. 한눈에 봐도 얼굴에 수줍음이 가득하다. 먼저 바둑을 접하게 된 시기에 대해 물었다.



 “부모님이 바둑학원을 운영하셔서 네 살부터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어요.”(신진서)



 “프로기사 박영훈 9단이 친척이라서 다섯 살부터 돌을 두었어요.”(박종훈)



 “여섯 살에 동네에 바둑학원이 새로 생겨 부모님께 보내달라고 했어요.”(박진영)



 “이모부가 제가 산만하다며 일곱 살에 바둑학원에 보내셨어요.”(김영도)



 네 살부터 일곱 살까지 모두 어린 나이에 바둑돌을 쥐기 시작했다. 벌써 10년 가까이 바둑과 함께한 셈이다. 바둑이 재미있느냐고 묻자 박종훈 초단은 “뻔하지 않고 변화가 많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며 “특히 사활을 푸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신진서 3단은 “다른 온라인 게임보다 인터넷 바둑이 제일 즐겁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실전의 승패는 피할 수 없는 부분. 바둑을 지고 울어본 적 있느냐고 묻자 모두 웃으며 신진서 3단을 쳐다본다. 신 3단은 “2~3년 전에는 많이 울었던 것 같다”며 “저보다 실력이 약하거나 비슷한 사람에게 지면 억울해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승부욕이 강해 인터넷 바둑에서 져도 열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됐다. 신 3단은 2012년, 박종훈·김영도·박진영 초단은 지난해 수졸(守拙·초단의 별칭)에 올랐다. 남들보다 빨리 입단했지만 그 과정이 쉬웠던 건 아니다. 신 3단은 “어렸을 때 집이 부산이라 어린이 대회에 나가기 위해 아버지 차를 타고 왕복 13시간 넘게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저학년 때는 계속 대회에서 떨어져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어렵게 프로가 됐지만 끝이 아니었다. 어린 친구들에게 프로 기사의 하루는 만만치 않다. 하루에 9시간 정도 바둑 공부를 한다. 주말도 별반 차이가 없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신 3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 생활을 한다.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을 나이. 만약 바둑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공통으로 학교에 다니고 싶단다. 프로 기사들은 입단을 준비할 때부터 바둑 특기생으로 분류된다. 어려서부터 바둑에 매달리다 보니 초등학교도 정상적으로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1·2학년만 정상적으로 다니고 이후에는 제대로 된 학교 생활을 해보지 못해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박종훈)



 “저도 남들 같은 학교 생활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 이후에는 오전 수업만 들었고 중학생부터는 시험만 보고 있어요.”(박진영)



 “처음에는 학교 안 가는 게 좋았는데 지금은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요.”(김영도)



 요즘 관심 있는 여자 연예인이 있느냐고 묻자 다들 배시시 웃는다. 잠깐 뜸을 들이더니 박종훈 초단은 아이유, 김영도 초단은 걸 그룹 에이핑크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어떤 기사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사뭇 표정이 진지해진다. 박종훈 초단은 “바둑 잘 두고 인품도 훌륭하신 이창호 9단 같은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진서 3단은 ‘세계 랭킹 1위’, 박진영 초단은 ‘정상급 기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영도 초단은 “랭킹 10위권 안에 드는 게 꿈”이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글=정아람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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