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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엔진들이 펄떡펄떡 … 여기는 차 심장연구소

현대기아기술연구소 관계자들이 신형 i40에 장착된 7단 DCT 변속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선 신형 i40가 모의 주행 실험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비.동력 개선에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 [사진 현대차그룹]


3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그룹의 중앙연구소인 현대기아기술연구소(이하 남양연구소)의 환경선행연구동.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된 연구동 안에 들어서자 수십 개의 유리방(랩)이 통로 양측에 도열해 있다. 랩마다 자동차의 심장격인 자동차 엔진이 수 많은 전선과 연료공급 호스 등으로 연결돼 있다. 엔진만 따로 떨어져 나왔지만, 마치 살아 움직이는 심장처럼 떨리고 있었다. 이 연구소 주성백 승용디젤엔진개발실장은 “엔진으로선 달리고 있는 상태”라며 “급가속과 급주행을 반복하는 15가지 주행 패턴대로 엔진이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량과 연료 분사 타이밍, 스트레스 상태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엔진에 실험해 보고, 그 성능을 측정 중”이라고 했다. 최적의 연료 분사 속도를 알아내기 위해 엔진분사속도는 1000분의 1초까지 쪼개어서 살핀다. 모든 실험 결과는 랩 앞에 설치된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가보니
"힘보다 효율" … 엔진 연비 향상 한창
15가지 주행 패턴 따라 각종 실험
유리방 200곳에 장비 2000억 어치
1000분의 1초 나눠 연료분사 살펴



 ‘1000분의 1초까지 잡아내는 작업’을 위해 랩 마다 복잡한 기계설비로 가득차 있었다. 랩 한 곳에 들어가 있는 실험 장비는 10억원 대란 설명이 이어졌다. 남양연구소에는 이런 랩이 200개가 설치돼 있다. 매일 200종의 신형 엔진을 테스트할 수 있단 얘기다. 경쟁사의 신차 엔진 성능을 분석하는 일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주 실장은 “연비 개선은 마른 수건을 짜는 일에 비교할 수 있다”며 “다만 0.1%라도 연비를 높일 수 있도록 2만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점검하고 이들의 밸런스를 찾아내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0.1% 개선 위해 2만개 부품 점검”



 글로벌 업체마다 차량 연비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우수한 연비는 경제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운행성능까지 좌우한다. 연비가 좋을수록 친환경적이란 명예까지 얻는다. 연비와 관련한 각종 규제와 널뛰기하는 국제 유가 등으로 ‘연비 좋은 차’를 만들어 내는 일은 자동차 업계에 숙원이 됐다. 연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엔진 개발의 기본 목표도 ‘더 큰 힘을 내는 엔진’에서 ‘더 효율적인 엔진’으로 바뀌었다. 이런 시장 흐름에 국내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현대자동차그룹의 남양연구소는 그 답을 찾고 있는 곳이다.



 환경선행연구동의 바로 옆 건물에선 변속기 성능 검사가 한창이었다. 엔진과 마찬가지로 변속기 부문만 따로 떼어내 그 성능을 실험한다. 변속시 엔진에서 전달되는 동력의 유실분을 줄이는게 목표다. 변속기 하나의 성능을 살피는 데에는 45일의 시간이 걸린다. 임기빈 변속기개발실장은 “45일간 30만㎞를 모의 주행 시켜 변속기의 성능과 내구성을 본다”며 “하루 23시간 씩 자동차를 구동시키는 것과 동일한 스트레스를 변속기에 준다”고 말했다. 모의 주행이지만, 변속기와 엔진 자체는 구동하고 있기 때문에 휘발유나 디젤같은 연료를 꾸준히 주입한다. 변속기 대당 연료비만 2000만원이 든다. 현대차그룹이 연비동력개발에 투자하는 금액은 한해 1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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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엔진 개발에만 150억 들여



 연비를 낮추기 위해선 바람과도 경쟁해야 한다. 전제록 연비동력개발실장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고민을 거듭한다”며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주행시 공기 저항 등을 뜻하는 공력계수(cd)값이 0.28선으로 독일 업체들의 경쟁 차종과 견주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엔진과 변속기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테스트카 끝난 다음엔 300대 가량의 파일럿 엔진이 만들어진다. 파일럿 엔진 하나당 5000만원이 든다. 초기 엔진 개발에만 대략 150억원이 드는 셈이다. 최종 파일럿 엔진이 나오면 이를 다양한 주행환경에 적용하는 일이 남았다. 보통 40대 정도의 차량을 만들어 대당 15만㎞씩 주행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상태를 살펴야 하는 만큼 전세계 6개 대륙에서 테스트가 이뤄진다.



  이런 노력은 현대·기아차만이 아니다. 글로벌 업체들도 연비 경쟁력 확보에 첨단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로 상징되는 연비 기술들을 통해 2020년까지 신차 평균 연비 25㎞/L를 달성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앞선 디젤 기술을 바탕으로 한 내연기관 개선 및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 적용 확대와 차체 경량화에도 힘을 쏟는다. BMW는 ‘Efficient Dynamics’를 컨셉트로 연비개선에 나섰다. 연비와 성능, 환경과 주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내연기관의 고효율화와 차량 전동화를 추진 중이다. BMW는 항공기에 사용되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를 차체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차량 경량화에서도 강점이 있다. 도요타 역시 올해 2005년 대비 25% 가량 연비를 높인다는 ‘5th Toyota Environmental Action Plan’을 목표를 세워놓았다.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가솔린 엔진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터보 엔진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제록 실장은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엔진과 변속기 뿐 아니라 차체 내 모든 부분에서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어려움 때문에 연구소 내에서는 연비를 높이는 일을 두고 ‘신의 영역’이라고 말할 정도”라며 웃었다.



화성=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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