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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야생동식물의 날…밀거래 규모 25조원





"나는 깔개(양탄자)가 아닙니다"(호랑이), "나는 장신구가 아닙니다"(코끼리), "나는 약재가 아닙니다(코뿔소)".



3일은 유엔이 정한 제2회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1973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제 68차 유엔총회에서 지정된 날이다.



환경부는 이날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고, 지리산국립공원 피아골 일원에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이 불법 엽구(덫·올가미 등 밀렵도구) 수거 행사도 열었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야생동물 범죄는 중대범죄(Wildlife crime is serious, let's get serious about wildlife crime)"이다.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은 심각한 수준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야생 동·식물 밀거래 규모는 한 해 230억 달러(25조33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50년간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전개했지만 지금처럼 대규모로 야생동물이 밀렵에 희생된 적은 없었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특히 코끼리·코뿔소·호랑이 등 사람들이 좋아하는 3종에 대한 밀렵 압력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 종을 보호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나는 깔개가 아니다"라고 절규하는 호랑이 등의 포스터를 올려놓았다.



지난해 9월 런던동물원협회(ZSL)와 WWF는 전세계의 야생동물 개체 수가 70~2010년까지 40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지구 생존 지수(Living Planet Index)에 따르면 어류·조류·양서류·파충류·포유류 등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40년 사이 52%나 급감했다. 특히 담수에 서식하는 생물은 76%가 감소했다.







◇하루 60마리씩 도살되는 코끼리



국제환경단체나 야생동물 보호단체 등의 보고에 따르면 과거 수백만 마리에 이르렀던 아프리카의 야생 코끼리는 현재 50만 마리 수준으로 줄었다. 상아를 얻기 위한 밀렵 탓에 매년 3만~3만5000마리의 코끼리가 목숨을 잃고 있다. 2010~2012년 사이에만 10만 마리가 사라지는 등 2002~2011년 사이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숫자가 62% 감소했다. 하루 60마리씩 도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코끼리도 최근 2400~2800마리로 줄어들었다. 1985년의 절반 수준이다.



각국 정부는 상아 밀거래를 막기 위해 상아를 압수·폐기 처분하고 있다. 2013년 11월 미국 정부는 상아 6톤을 폐기했고, 중국은 지난해 1월에 6톤을, 프랑스 정부도 지난해 2월 3톤을 폐기했다. 중국 국가임업국은 지난달 말 상아 수입을 1년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아 자체를 수입하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아예 아프리카에서 상아를 가공,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어 밀거래 적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팔찌로 가공한 경우 상아인지 플라스틱인지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코뿔소 밀렵 지난해 1215마리 기록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밀렵으로 희생된 코뿔소는 모두 1215마리. 2013년 1004마리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과거 2003년 22마리가 밀렵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었다. 남아공 전체에는 2만2000마리가 남았고, 크루거국립공원에는 8400마리 정도만 남았을 뿐이다.



남아공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보호 노력에도 줄지 않는 것은 중국·베트남인들 사이에 코뿔소 뿔이 항암제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코뿔소 뿔은 분말로 거래되기 때문에 적발이 어렵다. 1㎏당 10만 달러(1억1000만원)에 이르는 고가에 판매되기 때문에 단속반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 속에서도 밀렵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인도에도 아쌈주를 중심으로 3000마리의 코뿔소가 살고 있지만 2006년 이후 156마리가 밀렵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00마리만 남은 호랑이



지난달 8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식당에서는 베트남인 식당주인이 호랑이 고기를 요리로 판매하다 적발됐다. 이 식당에서는 호랑이 머리와 호랑이 가죽도 판매하고 있었다.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는 1600마리 이상의 호랑이의 뼈·가죽 등이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육 호랑이 뿐만 아니라 야생 호랑이까지 포함된 수치다.



전 세계 야생에 남은 호랑이는 3000마리 뿐이다. 100년 전과 비교하면 그 숫자가 5%로 줄었다. 남아 있는 호랑이 중 70%는 인도에 살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관광 제한과 보호구역 확대, 모니터링 기술 발전으로 파악된 야생 호랑이 숫자가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2013년 한 해 인도에서 42마리가 밀렵되기도 했다.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한국호랑이는 500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 중국의 야생에서 살고 있는 호랑이는 지린성·헤이룽장성 등을 중심으로 20마리 정도다. 백두산에는 11~13마리 정도 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네팔에도 약 200마리 정도의 호랑이가 있다. 중국에서는 5000~6000마리의 호랑이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간 400건 적발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지난해까지 5마리가 올무에 걸려 죽었고, 2012년부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도 지난해 말까지 12마리가 덫에 희생됐다. 잘못된 보신문화 탓에 야생동물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12년 480건, 23013년 366건 등 한 해 400건 안팎의 밀렵 행위가 단속에 적발되고 있다. 적발된 밀거래 야생동물 숫자도 2013년 한 해 4000마리가 넘었다. 뱀 종류가 3041마리로 가장 많았고 고라니가 168마리, 멧돼지 15마리, 꿩 24마리, 오리류 33마리 등이었다. 또 2013년 한 해 동안 수거된 불법 엽구도 1만2425개에 이르렀다.



현행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획·채취·훼손·고사 등의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을 살거나 500만~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환경부는 또 '밀렵신고 포상제도 운영지침'을 개정, 멸종위기종에 대한 포획 신고를 하면 최대 5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환경부 김종률 생물다양성 과장은 "야생 동식물을 밀렵·밀거래하는 행위를 근절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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