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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자금, 차라리 빌려주고 매달 부양비 받아라"

장모(61·여)씨는 큰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집값 때문이다. 아들 최모(33)씨 커플과 함께 서울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세 사람 눈에 차는 집은 모두 전세 3억원이 넘었다. 회사가 각각 서울 광화문, 강남에 있는 아들과 예비 며느리의 기싸움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도는 어떠냐고 물었다가 “엄마 돈이 있으니 조금만 더 도와달라”는 말만 들었다.



반퇴 시대 부모 등골 빼는 자녀 결혼비용 <상>
노후비, 자녀와 공유해야 생긴다
평생 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
노후비용은 결국 연금과 집뿐
자녀가 이런 현실 알아야
결혼 허례허식 줄일 수 있어

 장씨에겐 본인 명의의 경기도 아파트(시가 4억원)와 남편 명의의 경기도 부천, 충북 청주 오피스텔(각 1억2000만원)이 있다. 화장품 판매원으로 10년 넘게 일해 월수입이 200만~300만원. 65세부터 매달 60만원씩 받는 개인연금도 그간 꾸준히 부었다. 남편은 은퇴 후 경비원으로 일하며 월 130만원씩 벌어오고 있다. 장씨는 “오피스텔을 팔아서라도 아들에게 좋은 집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장씨의 재산은 대한민국 5060세대의 평균 자산구조에 가깝다. 막내의 학자금 대출이 800만원 남았지만 큰 부담은 아니다. 매달 남편 의료비로 10만원 정도가 나가고 각종 경조사비 지출이 생겨 빠듯하지만 아직 스스로 벌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장씨는 “자녀 셋(33세 아들, 29세 딸, 25세 아들)이 모두 미혼이라는 점만 빼면 당장의 재무상태도 크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다. 장씨가 큰아들 결혼에 무리를 하면 은퇴 후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장씨 부부가 현재는 매달 330만원의 근로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장씨 부부가 은퇴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일하며 꽤 높은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유리한 대목”이라면서도 “현재 수입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오피스텔에 공실이 생기거나 부부의 건강이 악화돼 일을 그만둘 경우 실제 평생소득(사망 때까지 확보된 소득)은 남편의 국민연금과 장씨의 개인연금을 합친 ‘월 110만원’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입액은 60대 부부의 평균 지출인 210만원보다 70만~80만원 적다. 윤 연구원은 “5년 정도 더 일한다고 가정할 때 월 100만원씩 저축해 6000만원의 결혼비용을 준비하고, 주택을 더 작은 평수나 집값이 싼 수도권 지역으로 옮기면 1억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오피스텔은 노후 추가소득을 위해 놔두고 근로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지면 자녀 결혼자금 지원도 줄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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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신한미래설계센터장의 경우 자녀 결혼을 기점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적인 노후자금부터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동산이 6억원인 상황에서 월 수입에서 생활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모두 저축하면 5년 후 총자산이 7억원이 된다”며 향후 20년간 생활비를 5억원(월 200만원)으로 가정하고 세 자녀 결혼비용은 2억원 수준에서 지출할 것을 권했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이사는 “사라질 수익(부부 월 근로소득 330만원) 때문에 여유롭다고 착각할 수 있다”며 자녀에게 결혼자금을 빌려주고 원리금을 받는 방식을 제안했다. 오피스텔을 팔아 2억원을 만든 뒤 자녀 셋에게 나눠주고 매달 30만~50만원씩 부양비를 받으라는 얘기다.



 전기보 행복한은퇴연구소 소장은 부모와 자녀가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허례허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재무상태를 자녀에게 충분히 알리고 사돈과도 서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충분히 대화해야 합니다.”



특별취재팀=채윤경·노진호·조혜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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