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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3주, 머리·입·발이 향한 곳은

정치인은 쉬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변했다면 마음속에 뭔가 독한 결심을 했다는 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그렇다. 지난달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뒤다. 문 대표와 참모들 사이에는 이런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머리는 중도 끌어안기
취임 첫마디 "노인과 일정 잡아달라"
이승만·박정희·유관순 참배
입은 박 대통령과 각 세워
7차례 최고위 회의서 언급 단어
대통령·박근혜가 가장 많아
발은 경제·서민 행보
외부 일정 40회 중 경제현장 16번
회의실에도 '민생 제일' 문구 걸어

 ▶참모=“… 일단 잡힌 일정들입니다.”



 ▶문 대표=“음. 다른 건 알아서들 하시고. 이번엔 무조건 첫 일정으로 노인과 관련된 걸 잡아주세요.”



 당시 대표로서의 첫 공식 일정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2월 9일)였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문 대표의 취임 일성(一聲)은 “노인”이었다. 실제로 일주일 뒤인 16일 이완구 총리 인준 표결을 앞둔 중요한 순간에 그는 대한노인회를 방문했다. 대선 패배 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펴낸 『정치는 감동이다』에서 ‘박정희 묘역 참배’와 ‘노인층 끌어안기’를 야권에 충고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층 포기는 필패의 길”이라는 한 교수의 충고를 문 대표가 마음에 새긴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교수의 책에 그는 “우리는 더 아파야 한다”는 추천서를 썼다.





 문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3주일이 지났다. “문재인이 변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3주를 발언, 행보, 구상으로 나눠 쪼개고 합쳐봤다. 의미 있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머리론 ‘중도 확장’과 ‘약점 보완’을 새겼고, 입으론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발은 경제현장을 찾았다. 최근 참모들과의 술자리에서 문 대표는 이런 말들을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진보와 보수로 갈리면 진보가 집권할 방법이 전무하다” “다음 총선과 대선은 좌우가 아닌, ‘먹고사는 문제’로 승부가 갈린다”….



 ① 정의당 대신 새누리당=문 대표는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지 않고 있다. 문 대표가 정의당과 관련해 한 이야기는 “명분 없는 야권 연대는 없다”다. 정의당은 “제1야당 대표가 예방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두고 보자”(핵심 당직자)며 벼르고 있다. 문 대표는 왜 이런 선택을 할까. 핵심 참모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클릭’을 하겠다는 건가.



 “노(No). 중도란 말을 한 적이 없다. ‘뿌리가 깊어야 그늘이 넓다’는 게 지론이다. ‘정체성과 가치, 노선을 확실히 하고 공감대를 넓히자’는 전략이다. 과거 야당의 잘못은 외연을 넓힌다며 공감하지도 않으면서 중도만 추종했다는 점이다. 그건 하수(下手)의 논리다. ”



 - 그럼 뭔가.



 “보수가 자신의 전유물로 여겼던 대북·성장·안보·통합에서 무능하다는 점이 증명됐다. 여기서 이겨야 한다는 거다. 특히 ‘먹고사는 문제’는 얼마든지 좌클릭도, 우클릭도 할 수 있다.”



 ② 적수는 박근혜=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당초 설 연휴 전에 제안해 ‘설날 밥상’에 올리려 했지만 이완구 청문회 후폭풍으로 일정이 꼬였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경제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생각은 명확하다. 대표 취임 후 외부 일정 40회 중 경제현장 방문이 40%(16회)에 달했다. 당 회의실 벽에는 이념 구호 대신 ‘민생 제일 경제정당’이라는 글을 내걸었다. 경제에 대한 그의 생각은 단순 명쾌하다. “박 대통령보다는 내가 더 잘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2일 전·월세 대책과 관련한 타운홀 미팅에서 그는 “서민 주거 대책이 안 되는 이유는 대선 때 박 대통령이 한 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 고 했다. 취임 후 일곱 차례의 최고위 회의에서 문 대표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대통령’(17회)과 ‘박근혜’(13회)였다.



 ③ 적들은 내부에=이완구 총리 표결과 김영란법 당론 결정, 주요 당내 인선 등 중요 고비 때마다 그는 심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처음엔 의원회관 사무실로 부르더니 대표실에서, 또 여의도 음식점으로, 3주 동안 알려진 것만 다섯 차례나 소집했다. 한 측근은 “의총에 안건을 올려 강경파의 뜻대로 흘러가는 과거의 양상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정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전체 일정의 22.5%를 쏟는 것치고는 당내 통합은 녹록지 않다.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임명 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무를 거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연일 당 내부에 ‘대포’를 쏴대고 있다. 강경파 초·재선 의원들, 비주류 최고위원들이 이질적인 목소리를 내는 ‘봉숭아 학당’ 같은 당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놓느냐가 당 대표 문재인의 숙명 같은 과제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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