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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필화시대 … 회사 비방 올렸다 해고

서울의 한 인테리어 업체에 다니던 김모(33)씨는 2013년 트위터에 “경영진이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썼다가 회사로부터 사직을 권고받았다. 김씨가 불응하자 회사는 김씨를 책상과 컴퓨터가 없는 한직으로 좌천시켰다. 김씨는 6개월 후 징계해고됐다.



자기과시 하려다가 자기가 당해
SNS로 해고 뒤 구제신청 작년 5건
가수 김장훈 영화 불법다운 논란

 한 프로구단의 윤리경영 TF팀 소속 직원인 A씨도 2013년 “새 대표이사가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고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대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해고됐다.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 1년 만에 복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늘면서 무심코 올린 글이 큰 화로 돌아오는 이른바 ‘디지털 필화(筆禍)’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A씨처럼 SNS 글 때문에 해고된 뒤 구제해 달라고 신청한 건수는 ▶2012년 3건 ▶2013년 3건 ▶2014년 5건이었다.



 팔로어가 많아 SNS 파급력이 큰 연예인 등 유명인이 보는 피해는 더 즉각적이다. 최근 가수 김장훈(48)씨는 영화 ‘테이큰 3’를 내려받았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불법 다운로드 논란을 일으켰다. 공연예술가인 팝핀현준(남현준)도 지난해 10월 항공권 협찬을 한 항공사에 대한 비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즉각 사과했다. ‘사이버 필화’에 지친 유명인들은 아예 SNS를 떠나기도 했다. 배우 장근석씨, 축구 기성용 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사이버 필화’ 피로감을 호소하는 건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알바천국이 10~60대 2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SNS가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응답 비율이 68.7%에 달했다. 주요 이유로는 “온라인상에 과거 기록이 남는 점”(21.8%), “많은 사람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알게 되는 점”(17.2%) 등이 꼽혔다. 최근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등록하면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에 연동해 정보를 차단해주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왔다.



 사생활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에서도 사이버 필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13년 온라인 미디어그룹 인터랙티브코퍼레이션(IAC)의 한 30대 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긴 지 11시간 만에 해고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보담당 이사였던 저스틴 새코(32·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던 도중 영국의 히스로 국제공항에서 “아프리카로 간다. 에이즈는 안 걸렸으면 좋겠는데. 농담이야. 난 백인이거든”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남아공에 도착하자마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해고 통보. 비행하는 동안 그의 글은 3000번이나 리트윗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상태였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2일 ‘어리석은 트윗 하나가 어떻게 저스틴 새코의 인생을 날려버렸나(How One Stupid Tweet Blew Up Justine Sacco’s Life)’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소셜미디어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교묘하게 다루기 위해 완벽히 디자인됐지만 이번에는 그를 파멸로 이끌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감한 내용을 SNS에 올리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을 얻고 싶은 본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려대 김문조(사회학과) 명예교수는 SNS 글이 자극적인 이유에 대해 “SNS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감정을 농축해 글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심리학에선 ‘자기 과시’ 효과로 설명한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 글을 쓰는 순간 자신을 드러내면서 강한 쾌감을 느끼다 보니 이에 따르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처 고려하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SNS에 올린 글로 실생활까지 피해를 보는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작성자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많다. 노무법인 솔빛의 박웅 노무사는 “타인이 볼 수 있는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공개 의견 표명으로 간주돼 명예훼손 등의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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