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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규정 없는 집라인·번지…이번엔 초등생 추락사

또다른 안전 사각지대였다. ‘집 라인(zip-line)’이란 놀이기구를 타던 초등학생이 떨어져 숨졌다. 놀이시설에 대해 아무런 안전규정이 없는 것부터 문제였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35분쯤 충북 보은군의 놀이공원에서 집 라인을 타던 이모(12)군이 24m 아래 보도블럭 길로 떨어져 숨졌다. 집 라인은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줄로 연결해 도르래를 달고 여기에 매달려 내려오는 기구다. 이 군은 이날 다니던 체육관 체험학습을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 군의 몸을 묶은 줄과 도르래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요원의 출발 지시를 들은 이 군이 도르래를 타려다 바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행ㆍ안전 요원인 박모(23)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하지만 놀이공원 운영회사에 대해서는 안전요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등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집 라인이나 번지 같은 하강 레포츠 시설과 관련한 안전 규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점검 대상 또한 아니다. 일부 업체들이 미국 챌린지코스 기술협회(ACCT)가 정한 시공ㆍ운영 기준에 맞추고 있을 뿐이다.



사고가 난 보은군 놀이공원은 ”출발 지점 부근에 안전망을 설치해야 한다“는 ACCT 규정도 따르지 않았다. 이용객의 몸과 도르래 줄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출발하자마자 추락할 경우에 대비한 규정이다. 보은군의 놀이공원에 이런 안전망이 있었다면 이 군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하강 레포츠 시설은 종종 추락사고가 일어나는 데도 안전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집 라인 추락 사망사고는 처음이지만 번지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3월 경기도 가평군에서 30대 여성이 45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등 몇 차례 사망 사고가 있었다.



집 라인 시공ㆍ운영업체인 ‘집라인’의 정원규(42) 대표는 “자금력이라든가 안전의식이 부족한 업체가 시설을 만들어 이용객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강 레포츠기구의 허가ㆍ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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