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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보다 영화” 4전 5기 끝에 오스카 트로피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열린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각각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4관왕을 차지했다. 최다 부문(9개) 후보로 오른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영화 팬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과연 이번에는 ‘스틸 앨리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줄리앤 무어(55)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칸ㆍ베니스ㆍ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했지만 유독 오스카만은 그녀에게 인색했던 탓이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줄리앤 무어

“여배우에게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다.” 4전 5기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무어는 수상을 예감한 듯 했다. 샤넬의 흰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칼 라거펠트의 지휘 아래 27명의 장인이 965시간에 걸쳐 수놓은 8만 개의 꽃장식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여주인공에게 맞춤한 선택이었다. 그는 “얼마 전에 오스카상을 받으면 수명이 5년 연장된다는 글을 읽었다”며 “남편이 저보다 어려서 오래 살아야 한다”고 장난 섞인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실 무어의 필모그래피는 독특하다. 1984년 TV영화 ‘디 엣지 오브 나이트’로 데뷔한 그녀는 93년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숏 컷’을 시작으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후 98년 ‘부기 나이츠’를 통해 여우조연상 후보로 처음 아카데미에 등장한 이후 2000년엔 ‘애수’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2003년엔 ‘파 프롬 헤븐’과 ‘디 아워스’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모두 후보에 올랐다. “배우가 늘 주연을 노려야 할 필요가 있을까. 결코 아니다. 난 영화를 선택할 뿐이지 역할의 크기를 선택한 건 아니다”라는 신념이 역할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행보를 만들어낸 셈이다. 남편 바트 프룬디치(45) 감독의 작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립영화에서 종종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 역시 그 때문일 터다.

오랜 담금질을 거친 진정성은 이번 영화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50세의 유능한 언어학자인 앨리스는 알츠하이머란 뜻밖의 복병을 맞닥뜨린다. 평생 동안 기억을 쌓아올린 그녀의 인생은 급속도로 해체된다. 빛나던 자신의 일부가 사라지고 탄탄했던 관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차라리 암이면 좋겠다”며 비참함을 토해낸다. 하지만 “나는 고통받는(suffering) 것이 아니라 고군분투하는(struggling) 중”이라는 고백처럼 절망과 의지를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을 그려낸다.

특히 마지막 순간에 대비한 영상 메시지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두 명의 다른 배우 연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와 병원 관계자 등을 만나 자문을 구하는 등 4개월 동안의 노력이 그녀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놓은 것이다. 그는 “늘 고립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이번 계기로 조명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루게릭 병으로 투병중인 리처드 글렛저 감독과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에 대한 지지와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밤새 오스카의 기쁨을 만끽한 무어는 이튿날 뉴욕으로 돌아가 새 영화 ‘매기의 계획’ 촬영에 임했다. 소문난 일 중독자답게 ‘헝거게임:모킹제이-파트2’ 등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도 여럿이다. 이제 아카데미 징크스도 깨졌겠다, 도전이 없는 배역은 끌리지 않는다는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글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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