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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비서실장의 철칙은 ‘대통령 대신 화살받이’

한국과 비교할 만한 대통령 비서실장 제도가 있는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다. 둘 다 대통령이 실권을 행사하는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외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은

미국은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기존의 대통령 보좌진을 총괄 조정하는 백악관 비서실장(Chief of Staff)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법규로 비서실장의 직무가 규정돼 있지 않아 대통령 스타일에 따라 그 역할은 천차만별이었다. 대체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권위적인 ‘실세형’ 비서실장을 선호했다. 아이젠하워의 비서실장 셔먼 애덤스와 리처드 닉슨 시절 밥 헬더먼, 로널드 레이건 2기 정부 때의 도널드 리건,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때의 존 스누누는 자신이 모든 국정 보고서를 검토한 후 걸러서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문고리 권력’을 틀어쥐었다. 이런 시스템은 대통령이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중요 현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비서실장의 막강한 권한은 권력 남용과 주위의 질시를 불렀다. 애덤스는 수뢰 혐의로 옷을 벗었고 스누누는 군용기를 타고 해외로 가족여행을 떠난 사실이 폭로돼 사임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은 대체로 비서실장의 권한을 제한했다. 존 F 케네디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비서실장 대신 직접 보좌진을 불러모아 토론을 벌였다. 또 보좌진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감독·조정하며 스스로 비서실장 노릇을 했다. 클린턴의 어린 시절 친구였던 토머스 맥라티 비서실장은 대통령 개인특사 노릇만 하며 임기 대부분을 보냈다. 공화당 출신이지만 제럴드 포드 대통령도 자신의 보좌관들을 한데 모은 자리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원탁의 기사’ 모델을 선호했다. 이 구조에선 대통령이 다양한 채널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데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아진다. 대통령이 모든 정책을 일일이 점검하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요구되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미국의 비서실장 철칙은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대신 받는 화살받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월 이슬람주의자들의 프랑스 테러를 규탄하는 34개국 정상 모임에 불참해 비난 여론이 들끓자 데니스 맥도너(사진) 실장은 “내 탓”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리건 실장은 87년 이란 콘트라 스캔들 때 자신의 책임마저 레이건 대통령에게 돌렸다가 불명예 퇴진했다.

대통령-총리 이원집정부제인 프랑스에선 대통령 비서실장의 역할이 크게 국정총괄처장(Secrétaire Général de la Présidence)과 비서실장(Directeur de Cabinet)으로 분산돼 있다. 하지만 국정총괄처장은 ‘제2의 총리’ ‘부통령’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 취합, 정부-의회 간 정책 조정, 대통령에게 올릴 보고서 사전 검토, 대통령 면담자 결정과 대변인 역할까지 맡는다. 프랑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국방·외교에도 관여한다. 이 때문에 역대 국정총괄처장 중 4명이 외무장관에, 3명이 총리에 임명됐다. 도미니크 드빌팽 전 총리는 이 두 자리를 모두 거친 유일한 인물이다. 하지만 과거 프랑스 대통령들은 특정 세력에 의해 ‘인(人)의 장막’으로 둘러싸이는 것을 경계해 대부분 보좌진의 대외 활동을 제한해왔다. 이 때문에 국정총괄처장은 그 권한에 비해 좀처럼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러운 역할을 맡아왔다. 이에 비해 전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정총괄처장에게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 등 외부 활동에 임하도록 했고 장관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전 그를 먼저 거치도록 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공개적으로 부여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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