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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영국인도 헷갈리는 영국 지명 … 구글, 읽는 기술 특허 냈다

영국 BBC 방송의 인기 드라마인 ‘셜록’의 한 장면이다. 런던의 템스 강변 모래밭에서 탐정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 런던경시청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차 트렁크에 실린 시체를 살펴보곤 대화한다.



서덕(Souhtwark), 비버 캐슬(Belvoir Castle), 던리리(Dun Laoghaire) …

 ▶레스트레이드=이 사람은 어제 베를린공항에서 체크인을 했네. 독일에서 추락한 비행기에 탔다는 얘기지. 거기서 사망했다는 말이야. 그런데 여기 서덕에서 차 트렁크 안에 숨진 채로 발견된 거네.



 ▶왓슨=운 좋게도 탈출했군.



 ▶레스트레이드=아이디어라도?



 ▶홈즈=여덟 가지 정도. 지금까진 말이야.



 누군가 이 로케이션 장소인 서덕을 찾아가보고 싶을 수 있겠다. 하지만 런던의 지하철 노선도를 펴놓고 뚫어지게 쳐다본들 쉽사리 “여기다” 싶은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게다. 용하다고 소문난 구글맵을 찾아봐도 마찬가지일 터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얘기한 곳은 Southwark으로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우리로선 대개 ‘사우스워크’로 발음할 만한 곳이어서다. 한국어 구글맵에도 그렇게 나온다.



 영국에선 이처럼 짐작과 영 딴판인 발음의 지명이 적지 않다. 런던의 웨스트엔드를 방문할라치면 거치게 되는 Leicester Square역은 ‘라이체스터 스퀘어’가 아닌 ‘레스터 스퀘어’로 읽힌다. 로마군의 병영이 있었다는 의미의 ‘cester’를 대개 ‘스터’로 읽어서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런던 외곽 동네가 워체스터파크가 아닌 우스터파크(Worcester Park)인 이유다.



 또 앵글로색슨 말로 시장이란 뜻의 ‘wick’에선 ‘w’가 묵음인 경우가 많다. Warwick은 ‘워릭’일 뿐이다.



 이런 건 그래도 규칙이랄 만한 게 있다. “어떻게 그렇게 발음하지” 싶은 곳도 적지 않다. 솔즈베리(Salisbury)·에든버러(Edinburgh)가 그렇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블레님(Blenheim) 궁전을 두고 블렌하임 궁전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도 많다.



 이러니 이달 초 구글이 지역 발음을 알려주는 기술을 특허 냈다는 소식에 영국이 들썩거렸다. 현지 주민들에게 지역 명칭을 녹음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중 답변 빈도가 가장 높은 발음을 알려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영국 중부의 레스터셔(Leicestershire)에서 발행되는 레스터 머큐리는 “레스터를 제대로 발음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구글이 시작한다”고 반색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관련 보도를 하며 독자들을 상대로 퀴즈를 냈다. 영국인도 도통 읽기 어려운 지명을 골랐다. 외국인들만 헷갈리는 게 아닌 셈이다.



 1. 영국 북부 지방에 유명한 성이 있는 곳을 찾아가려 한다(Alnwick). 뭐라고 물어야 하나.



 ①앨니크 ②애니크 ③올느위크 ④앨런위크



 2. 또 다른 성(Belvoir Castle)이 있다. 어떻게 읽을 텐가.



 ①벨비어 캐슬 ②비버 캐슬 ③벨부아 캐슬



 한국어 구글맵에선 안위크·벨보어로 알려줄 테지만 현지에선 애니크·비버 캐슬이라고 한다.



 런던대 교육대학원의 영어학과 존 오리건 교수는 이와 관련, “나도 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는 지명이 많다”고 토로했다.



 - 발음이 혼란스럽다.



 “어원이 다양한 게 한 요인이다. 라틴어도 앵글로색슨 말도 있다. 노르망 정복에 따른 프랑스어, 바이킹에 의한 고대 스칸디나비아어의 영향도 받았다. 켈트어도 있다. 이들이 영국 전역 이곳저곳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쳤다. 바이킹 말이 북동쪽에서, 켈트어는 서쪽에 주로 흔적이 남아 있는 식이다. 또 15세기를 거치면서 표기법이 표준화됐는데 그래도 (음가와 무관한) 철자들이 살아남았다.”



 - 범용 규칙은 없나.



 “몇 개 있긴 하다. 자음이 연달아 몇 개 나오면 대표적인 자음 하나만 소리 낸다는 게 그중 하나다. 런던 중심가의 ‘호번’(Holborn)이 그런 경우인데 외지인이 많아지면서 ‘홀번’이라고 해도 통하긴 한다. 아일랜드는 더 어렵다. 더블린 인근에 ‘던리리’란 항구가 있는데 Dun Laoghaire로 표기한다.”



 -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어쩌란 말인가.



 “참을성을 가져라. 유머 감각도. 현지인들도 외지인들이 제대로 발음 못할 것이란 걸 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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