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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제 시민이 움직일 때 … 정치를 깨워라

권력의 종말

모이제스 나임 지음

김병순 옮김, 책읽는수요일

392쪽, 2만2000원




일단 추천인이 강력하다. IT 시대의 히어로라 할 수 있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다. 저커버그는 올 1월, 2015년을 ‘책의 해(A Year of Books)’로 삼겠다며 페이스북 이용자와 함께 읽고 싶은 첫 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 베네수엘라 출신 경제학자로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 편집장을 지낸 모이제스 나임(63)이 쓴 『권력의 종말(The End of Power)』이다. 2013년 미국 출간 이후 조용히 묻혀 있던 이 책은 저커버그의 한마디에 힘입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저커버그는 “전통적으로 거대 정부와 군부, 기관 등에 집중돼 있던 권력이 어떤 식으로 개개인에게 옮겨가는지 탐구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이 설명은 타당하지만, 책의 주장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저자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힘’, 즉 권력이 단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권력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거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독재자에서 광장과 사이버 공간의 민중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권력은 전반적으로 약화된다. 권력을 얻기는 수월해졌지만, 그렇게 얻은 권력을 잃어버리는 것 또한 순식간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모이제스 나임. 2014년 스

위스 고틀리브 두트바일러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100인’에 꼽혔다. [사진 책읽는수요일] 책은 정부의 권력은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권력의 이동과 쇠퇴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국가 단위가 아니라 개별 집단이 주체가 돼 벌이는 전쟁, 대기업의 쇠락과 작은 기업의 약진, 거대 미디어의 여론조성 능력 약화와 소규모 미디어의 등장 등이다.



 변화의 원인으로는 세 가지를 꼽는다. 국가의 수와 인구규모, 시장에 나오는 제품 수량 등이 급증한 ‘양적 증가 혁명’, 노동력과 상품, 가치가 빠르게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는 ‘이동 혁명’, 그로 인해 누구나 권력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의식 혁명’이다. 인터넷과 같은 기술수단의 발달은 이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아주 주요한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는 단지 좋기만 한 걸까. 물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사회는 더 자유로워지고, 유권자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되며, 기업간 경쟁으로 소비자는 더 다양한 재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부정적이면서 치명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많은 범죄와 테러, 악의적인 반국가행위가 전세계로 확산되지만, 이를 적절히 통제할 방법이 없다. 정치적 마비상태와 파멸적 경쟁은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없애고, 급격한 변화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소외를 심화시킨다.



 저자는 쇠퇴하는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이들에게 시대에 걸맞는 변화를 주문한다. 정치인과 정당은 신뢰를 회복하고, 효과적 통치를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어 다극화된 세계에 대비해야 한다. 국가간 협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할까.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라”는 것이 저자의 주문이다. 아직 과거에 머물고 있는 권력에 ‘정치적 각성’을 독려해,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S BOX] IT기술·K팝 …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주목



권력의 쇠퇴 현상은 외교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강대국의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은 점점 약해지고 이와 맞물려 문화적 영향력인 소프트파워(Soft Power)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여론조사기관 퓨 글로벌 애티튜드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적 이미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기간 동안, 특히 이라크 침공 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했다.



 IT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새로운 나라들이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는 특히 한국의 사례에 주목한다. 그는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이미 동남아시아를 사로잡았으며,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케이팝은 무수한 팬을 끌어 모으는 중이다. 이런 문화적 진출은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안홀트-GfK 로퍼 국가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2008년 33위에서 2011년 27위로 상승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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