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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접목, 진화한 시계처럼 … 혁신으로 새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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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서 ‘아비간’의 에볼라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료연구소의 지난 5일 발표다. ‘21세기 흑사병’ 으로 불렸던 에볼라의 치료약을 만든 회사는 일본의 후지필름이다. 아날로그 카메라의 필름을 만들던 후지필름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하면서 2003년 ‘탈(脫) 필름’ 선언을 했다. 대신 축적된 화학 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제약·화장품 등 새로운 길에 과감하게 나섰다. 그 결실이 아비간이다. 후지필름은 휴대용 에볼라 진단기도 개발 중이다.

반면 한때 필름 시장 1위를 달렸던 코닥은 별 볼일 없는 회사가 됐다. 여건은 후지필름보다 나았다. 코닥은 1976년 디지털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를 팔기보다 아날로그 필름 시장을 지키는데 열중했다. 변화를 주저한 결과는 참담했다. 코닥은 과거에 안주하다 실패한 경우를 일컫는 ‘코닥이 되다(Being Kodaked)’라는 비아냥까지 받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 한국 기업은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해를 보냈다. 단순히 실적의 문제가 아니다. 후지필름이 될 것인가, 코닥이 될 것인가를 가르는 문제였다. 중국이 바짝 쫓아오고, 미국 등 선진국의 제조업은 다시 부활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정보기술(IT)은 변신을 더 재촉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한강의 기적 3.0’을 향해서다.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 등 1세대 기업인이 한강의 기적 1.0 시대를 열었다면, 2000년을 전후해 한국 경제는 벤처 붐을 기반으로 IT산업을 중심으로 2.0 시대를 맞았다. 이제 3.0 시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당장 다음달 2~5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기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한국 대표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으로 도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를 선보인다. 미국 애플과 중국 샤오미에 끼여있는 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서다. 갤럭시S6는 곡면 디스플레이를 활용했고,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을 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를 달았다. 장동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 R&D그룹장은 삼성전자 블로그에 ‘카메라의 미래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애플 워치’에 대항할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Urbane)’ 을 공개한다. 흠집과 부식에 강한 소재를 사용했다. 디자인은 실제 시계에 가깝도록 원형으로 만들어졌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연속 심박 측정 기능도 탑재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LG 어베인은 기존의 어떤 스마트워치보다 아날로그 시계 감성에 근접한 제품”이라며 “소비자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혁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 확대를 위한 발로 뛰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새 시장 개척은 한 방울, 한 방울의 땀이 모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SK플래닛은 많은 한국 기업이 난공불락의 섬처럼 여기는 일본 시장에 모바일 상품권인 ‘기프티콘’으로 도전장을 냈다. 삼성 TV와 현대 자동차가 결국은 철수한 그 시장이다. 게다가 일본인은 모바일 상품권을 정성이 담기지 않은 무례한 선물로 보는 선입견도 있다. 그래서 이름부터 바꿔 달았다. 마음과 마음을 전달한다는 뜻을 담은 일본어 ‘코토코’를 내세웠다. 난관은 이어졌다. 제휴 제안을 위해 일본 업체를 찾아가면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다. 전화번호를 펼쳐놓고 통신판매원처럼 하루종일 전화를 돌려도 제안서 한번 넣지 못한 날도 있다.

최현선(39) SK플래닛 매니저는 “한국에선 SK그룹이라는 브랜드 가치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있었지만 일본에서 우리는 완전히 신생 벤처 기업”이라며 “현재 확보한 7개 제휴 업체 대부분이 친구의 친구의 남편까지 동원하는 ‘형님 영업’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전은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20~30대 사용자가 늘고 40대로도 이용자층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다”며 “2016년까지 일본 내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투자만큼은 지속적으로 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 여럿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10개 그룹은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올해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7조5000억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채용도 지난해 1만5650명에서 올해 1만5800명으로 확대한다.

전국 각지에 세워지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기업의 ‘희망 나누기’다. 대전(SK)·대구(삼성)·경북(구미 삼성, 포항 포스코)·광주(현대차)·전북(효성)·충북(LG) 등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대기업들은 혁신센터에서 진취적 기업과 새로운 기술,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자라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만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벤처 기업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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