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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 없이 돈 받은 고위공무원, 왜 이리 많나 보니

[앵커]

고위공무원의 인사 난맥상, 앞서 보도한 정치부 한윤지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윤지 기자, 휴가도 간다면서요? 그런데 일은 없고, 봉급은 다 챙기고…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습니까?

[기자]

취재를 하면서 저도 놀랐는데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각 부처 실국장급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무보직 기간은 1달 이상으로 기준을 삼았는데요. 1달이라는 기준점을 삼은 것은 인사를 하면서 관례상 한 달 정도는 보직이 지연될수 있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그 이상을 조사해봤더니 전체 고위 공무원단이 1502명인데 그중에 122명이 보직이 없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한 달 이상 보직이 없던 사람이 전체 고위직 공무원 가운데 거의 1/10이 그렇단 얘기 아니에요? 당연히 고위공무원들이니까 봉급도 많이 받을 테고… 무보직이라는 것이 업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122명의 무보직 사유를 유형별로 분류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략 4가지 경우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가 파견복귀인데요. 보통 해외 나갔다 국내에 복귀했을 때 보직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가 퇴직 대기, 세 번째가 징계, 네 번째가 업무인수인계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바로 파견 복귀인데요. 이 경우는 주로 외교부가 해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 대사관으로 나갔다 들어와 원하는 자리가 없을 경우 무보직으로 계속 있는 겁니다.

최소 한 달에서 최대 675일까지 보직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한 달 정도라면 어느 정도 상식적으로 이해는 가는데, 675일이라면 2년이잖아요. 그동안 그렇게 줄 자리가 없는가 하는 생각이 우선 들고, 무엇보다도 그 사이에 봉급은 계속 줘야 되는 去니까… 퇴직 앞두고 무보직인 경우는 어떻습니까? 이게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있고, 법적으로 또 용인될 수 있고 그런 것이 있을 텐데.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년 퇴직을 1년 앞둔 고위공무원의 경우 공로연수라고 해서 1년 정도 쉴 수 있습니다. 이건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에는 관례적으로 이런 무보직으로 쉬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특별히 일은 없지만 급여는 모두 받습니다.

[앵커]

일이 없는데도 월급이 나가는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공무원 보수규정을 좀 볼 필요가 있는데요. 보통 고위공무원의 경우 기준급이라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기본급에 해당하는 겁니다. 최대 금액이 8790만원이고 최소가 5900만원입니다.

여기에 성과급은 별도로 나가는 거고요. 보통 보직이 없는 경우에 직무수당이 일부 삭감이 됩니다.

직무 수당 규모는요. 연봉직 고위공무원의 경우 최대 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 천만원 중에서 일부가 삭감이 되고 나머지 기본급이나 성과급은 그대로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일이 없는데 무슨 성과를 냈다고 성과급을 줍니까? 이건 그냥 정말 단순하게 하는 질문인데…

[기자]

공무원의 성과급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조직 내의 성과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n분의 1로 나눠 갖는다 그런 얘기가 되는 거죠? 그것도 다 국민들 세금인데 말이죠. 공무원 보수 규정을 좀 보면 그런 얘기들이 나와 있다는 거니까… 일단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서 무보직인 경우도 있겠지만, 사람이 없어서 자리가 비어있는 경우가 있다면서요? 이것도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노 사람 많은데 그쪽으로 왜 발령을 안 내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기자]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어있는 고위직 자리는 같은 기간 296곳입니다.

단순히 수학적으로 따져보면요. 2년 동안 보직을 받지 못한, 그러니까 자리를 갖지 못한 공무원이 122명이고요. 사람이 없어서 비어 있는 자리가 296곳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두 배 이상 많은 거죠.

[앵커]

역시 이제 쉽게 생각하면 그렇게 빈 자리가 많은데, 노는 사람 보내면 되지 않겠느냐… 뭐 인사가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겠으나. 즉, 일할 사람과 해당 자리가 맞지 않는 경우도 물론 있겠죠. 그런데 이게 계속 고착화돼있다는 것은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했던 외교부 사례 잠깐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외교부 같은 경우는 해외 공관 대사의 보직이 국내 보직보다 4배가 많습니다.

때문에 해외 나갔다 국내 들어온 경우에 대부분 원하는 보직을 얻지 못하는 게 상당수고요. 때문에 무보직으로 기다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그렇다하더라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기간이 2년 가깝다면 그건 정말 문제가 있어 보이는 거고요. 다른 부처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다른 부처의 경우에는 인사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서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통 실국장의 인사 같은 경우는요, 장관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장관에게 위임하기보다는 보통 인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입니다.

그렇다보니 인사안을 올려도 청와대에서 재가가 지연되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청와대 인사개입. 이건 지난번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얘기한 내용을 봐도 일정 부분은 맞아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무보직으로 이렇게 오래 있으면 불이익 같은 건 없나요?

[기자]

물론 있습니다. 무보직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심사를 통해서 적격심사라고 하는데요. 퇴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적격심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보직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개인에게 있어야 됩니다. 다시 말해서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는 경우만 적격심사 대상이 된다는 건데요.

앞서 설명드렸던 모든 사례들은 적격심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징계 같은 경우도 귀책사유가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적격심사 대상은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보통 징계를 통해서 재판을 받는 경우에는 길게는 2년 동안 재판을 받는데, 재판이라는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보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격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사혁신처에서는 무보직인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사람들이 다 일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임무가 주어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때그때요? 일시적으로?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공무원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보직 없이 그때그때 그냥 임무를 잠깐씩 받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긴 한데… 알겠습니다. 실태를 잘 들었습니다. 이거. 공무원시험 보겠다는 분들이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윤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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