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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작년 중산층 세금 19% 늘었다" … 기재부선 "아니다"

통계청이 ‘2014년 가계동향’이란 조사자료를 발표한 지난 13일. 세종청사에선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 상위 40~60%인 중간층(소득 순으로 가계를 5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3분위 계층)의 지난해 근로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조세 부담액이 8만3385원으로 2013년의 7만187원보다 18.8%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층(5분위)의 경상조세 부담액은 2013년 36만9123원에서 지난해 38만332원으로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늘어난 세부담액도 중간층(1만3198원)이 고소득층(1만1209원)보다 많았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세액공제 방식의 세법 개정이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 증세였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자 통계청의 상급 기관인 기획재정부는 16일 “중간층의 세부담이 고소득층보다 빨리 증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 자료를 냈다. 정부 공식 통계기관의 통계를 기재부가 부정하고 나선 모양새가 됐다. 전문가들조차 통계청 자료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중산층보다는 고소득층의 세부담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게 상식이다. 통계청 통계가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세청의 과세 자료를 봐도 통계청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013년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선 전년 대비 근소세 증가율이 높은 계층이 중하층(2분위), 중상층(4분위), 고소득층(5분위), 중간층(3분위), 저소득층(1분위) 순서였다. 그러나 실제 국세청 과세 자료로는 소득이 많을수록 근소세 부담 증가율이 높았다. 특히 저소득층은 2013년 가계동향에서 근소세 부담이 18.1% 감소한 것으로 나왔지만 국세청 과세 자료로는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득과 지출 통계도 들쭉날쭉해 일관성이 떨어진다. 2014년 가계동향에선 중간층의 이자와 배당 등 재산소득이 전년보다 47.4% 늘었다. 반면 고소득층은 16.2% 감소했다. 그런데 2013년 통계에선 저소득층의 재산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소득 상위 20~40%인 중상층의 감소율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교통비 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층도 2013년엔 저소득층, 지난해엔 중간층이었다.

주환욱 기재부 정책기획과장은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는 8700가구를 뽑아서 하는 표본조사로 소득이나 세금은 응답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가계동향 조사의 응답거부율은 22.5%(약 1900가구)였다. 특히 고소득층으로부터 성실한 답변을 이끌어내는 게 어렵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계동향은 가계의 소득과 지출을 파악하는 것이라 가장 어려운 조사다. 전체 가구 동향을 살피기 위해선 이 정도 표준 수는 충분하다. 다만 소득계층별로 구체적인 지출 항목으로 들어가면 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통계가 복지정책이나 소득분배정책을 입안할 때 참고하는 핵심 자료라는 데 있다. 정부의 중산층 기준도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 순으로 쭉 늘어놨을 때 한가운데 위치하는 중위소득의 50~150% 계층으로 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잘못된 지도를 보고 정책의 방향을 잡는 오류를 범할 개연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 통계청 내부에서도 지금의 조사 수준으로 세부 항목까지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들쭉날쭉한 항목들이 전체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통계청 가계동향은 소득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표본을 바꿔 고소득자를 더 집어넣고 국세청이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로 보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조사 대상자의 동의를 받아 과세당국에서 소득 정보를 받아서 활용한다. 오정근 교수는 “제대로 된 복지 정책을 하기 위해선 실상을 알 수 있는 기본 통계를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원배·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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