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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행교 만들어 종묘~남산 산책길 잇는다

세운상가 가동(왼쪽)과 청계상가를 잇는 ‘청계공중보행교’의 조감도. 공중보행교의 세부 디자인은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5월 말 결정된다. [사진 서울시]

서울 세운상가를 종묘~남산을 잇는 입체 보행로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했던 공중보행교를 10년 만에 다시 짓는 것이 첫 걸음이다. 이를 위해 상가의 노후화된 보행데크를 보수·보강하고 주변엔 건널목과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으며 국제 공모전(2월 24~5월 30일)도 연다.

 종묘와 맞닿아 있는 세운상가는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남북으로 약 1㎞(대림상가·삼풍상가·진양상가 등 포함)에 이른다. 내년 말 완공될 ‘청계공중보행교’는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다리다. 10년 전 철거 된 이후 인근 주민·상인들은 “공중보행교 철거가 상권침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새 공중보행교가 건설되면 종로~을지로 구간을 남북으로 잇는 핵심보행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운상가 2층 보행데크와 공중보행교가 연결되면 시민들은 청계천과 도심 건축물들을 내려다보며 거닐 수 있다. 2017년 이후 2단계 구간(삼풍상가~진양상가)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종묘~남산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앞서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세운상가 프로젝트에 대해 “한강에서 출발해 용산공원과 남산을 넘으면 세운상가의 공중 보행로가 나오고, 이를 따라 종묘를 거쳐 북한산에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4년 8월 13일자 본지 8면>

 종묘 입구에 20m 폭의 횡단보도도 새로 놓는다. 조선시대에 왕이 지나가던 종묘 어도(御道)의 폭을 고려한 것이다. 종묘와 세운상가를 연결하는 도시 농업공원인 세운초록띠공원은 문화공연용 광장으로 조성된다.

 한때 ‘전국 최대의 만물상’이라 불렸던 세운상가가 옛 전성기를 되찾도록 산업생태계 지원·보전계획도 세웠다. 상가 내 공실을 창업공간으로 만들고 업종별로 ‘세운장인상’을 신설해 우수 기술자들을 지원한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 인근 건물 및 토지를 확보한뒤 산업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하드웨어에 신경쓰느라 노후상가를 채울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발구역마다 건물 소유자·세입자·상인들간 의견이 달라 생긴 지역민들의 불만 해소도 과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스토리텔링의 강점이 있는 공간“이라며 “‘세운기억저장소’ 등 시민·관광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문화예술활동가 참여프로그램과 지역축제 연계방안 등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상가별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면담·설문조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세운상가=한국 1세대 근대건축가인 고(故) 김수근의 작품이다. 세운(世運)은 ‘세상의 기운을 모은다’는 뜻이다. 상가·아파트·수퍼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약 10m 폭으로 설치된 2층 데크는 유모차를 끌고 쇼핑할 수 있는 공중보행로로 설계됐다. 1970년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전기·전자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그러나 강남 개발과 용산전자상가로 인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09년 ‘세운녹지축조성사업’을 발표하고 세운상가를 전면 철거하려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반발과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3월 박원순 시장은 철거 계획을 백지화하고 세운상가를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뒤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사업지로 공표했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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