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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으면 탈 나는 열네살 현지, 특별 외식하던 날

24일 오후 서울 신사동 레스토랑에서 선천성 대사 질환을 앓고 있는 김현지(14)양이 단백질 요소를 최소화한 샐러드를 먹고 있다. [사진 매일유업]
24일 정오께 서울 신사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에 꽤 특별한 식사가 준비됐다. 김현지(14·경기 용인 죽전중1)양 등 10여 명의 어린이·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점심을 즐겼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인이 먹는 이탈리아 요리와 비슷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단백질을 극소량(238mg)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현지양은 흔히 PKU(페닐케톤뇨증)이라 불리는 선천성 대사 이상을 앓고 있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하루에 500mg 이상의 페닐알라닌(단백질 속에 있는 아미노산)을 섭취하면 안 된다. 과다 섭취할 경우 뇌질환은 물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PKU 환아들과 부모의 멘토 역할을 하던 정지아 매일유업 모유연구소장의 제안으로 열렸다. 가족들은 만족하는 반응이다. 현지의 동생 예지(10·여)는 “그동안 나 혼자 고기를 먹었다”면서 언니와의 외식을 반겼다.

 매일유업은 PKU 외에도 요소 회로 이상증(UCD) 등 선천성 대사 질환 환아용 10종, 설사·알레르기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특수분유 6종 등을 연간 30만캔 가량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선천성 대사질환 분유는 원가에 가깝게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납품돼 0~19세 환자 360명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매일유업은 1999년 이후 희귀질환 어린이들을 후원해왔다. 하지만 기업으로서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최형식 매일유업 사회적책임(CSR) 담당 이사는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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