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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경제 규모 2050년엔 20조 달러 … 부산~규슈 통합 물류망 구축을"

항상 신기술이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만 ‘먹거리’가 나오는 건 아니다. 때론 지정학에서, 역사에서도 미래 먹거리의 뿌리를 캐낼 수 있다. “부산과 일본을 잇는 ‘통합 물류망’을 서둘러 구축하라”는 주문도 마찬가지다. 물류라고 하면 뻔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첨단산업 못지 않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권태신(사진) 원장이 이를 간파했다. 그는 24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 금융·경제 포럼’에서 다가오는 동북아 경제권 시대를 다스릴 비장의 무기로 물류망을 거론하면서 ‘한·일 물류망 혁신’을 주장했다.

 권 원장은 “동북아에서 새로운 경제협력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무역과 물류 산업을 중심으로 2050년엔 동북아 경제권의 규모가 현재 8조 달러에서 20조 달러(약 2경22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장차 통일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중국·극동러시아·몽골 등으로 구성된 ‘동북아 경제권’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된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권을 잇는 허브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권 원장은 “한·중·일 경제권에서 생산공정상 중간 단계에 있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과 일본 규슈의 연결 고리를 주목했다. 규슈엔 2000년 전의 요시노가리(吉野ケ里) 유적지가 있다. 한반도 농경 문화가 일본에 전래되고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권 원장은 규슈가 ▶아시아와 가깝고 ▶신산업이 집중해 있으며 ▶일본을 괴롭힌 지진으로부터도 안전지대로 각광받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규슈를 잇는 ‘통합 물류망’을 만들어 해상운송·선박거래·창고업 등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다.

 물론 사정은 녹록치 않다. 물류망 구축을 위해선 종잣돈이 필요하지만 일본 은행들의 지나친 위험 회피로 사업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권 원장은 “부산은행과 규슈의 후쿠오카금융그룹 등이 공동으로 대출 펀드를 조성하거나 특화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물류와 함께 금융업까지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나아가 부산·경남 지역 등의 우수한 물류·해상 기업들을 한일 공동으로 발굴해 상장하도록 지원해 해당 업체들이 클 수 있게 돕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권태신 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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