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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청량리 588'…윤락녀들 모습 친근하게 담아
















80년대 중반 사창가를 이뤘던 서울 청량리 588번지 일대를 담담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68)씨가 ‘청량리 588’이란 제목으로 사진전을 연다.

조씨는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청량리 사창가 일대에서 이곳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사진을 찍었다. 2012년 이후 재개발 광풍으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 지금의 청량리에서는 다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조씨는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고 무시받아 온 성매매 여성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애잔한 삶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거리 풍경, 오가는 사람과 성매매 여성들의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접객실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성의 나른한 모습, 붉은 조명 아래서 스스로 속옷을 끌어내리는 손길, 골목 모퉁이에서 앞서가는 손님의 옷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초보 성노동자 등 조씨는 그들의 생활과 삶을 세밀화처럼 친근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평론가 이광수씨는 조씨의 사진집에 “작가는 ‘윤락녀’들이 아니라, 그들이 사는 시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을 기록한 것”이라고 서술했다. 이어 “‘청량리 588’은 ‘우리’와 같은 사람을 말하려 하는 사실…그것이 조문호 사진의 완성도를 높이는 힘”이라고 적었다.

‘청량리 588’ 사진전은 지난 1990년 2월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조씨는 당시의 전시를 후회했다. 사람들이 매춘에 대한 호기심과 관음적인 시선으로만 사진 속 여성들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찍은 필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처박아 두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사진들은 필름에 찍힌 채 30년 이상 처박혀 있던 ‘588의 공간 풍경’인 셈이다.

총 67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19세 미만은 관람 불가다. 사진집 ‘청량리 588’(눈빛출판사)은 25일 출간될 예정이다.

▶ 조문호 사진전 ‘청량리 588’. 2월 25일부터 3월 10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2층 전시실, 02-733-1981.


한영혜 기자 sa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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