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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전시] '이중섭의 사랑, 가족'전

이중섭, 봄의 어린이, 종이에 유채, 연필, 32×49㎝. [사진 현대화랑]


이중섭(1916∼56)이 1951년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살았던 제주도 움막. 그 방의 작고 초라함에 눈시울을 적셨다는 방문객이 많다.

 그렇다면 당시의 주인공은 그때를 어떻게 돌아볼까.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93· 한국명 이남덕)는 이 제주도 움막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땐 반찬도 없이 밥만 먹었어요. 바닷가에서 게를 잡아다 쪄서 먹는 게 거의 유일한 반찬이었죠. 살아남은 게 신기해요.”

 카메라는 휠체어에 앉은 채 그 집 앞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노부인, 마사코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비춘다. 아내와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남편은 끝내 그 바다를 건너지 못했다. 지난해 말 일본서 개봉한 영화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의 한 장면이다. 이중섭 부부의 사랑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의 ‘이중섭의 사랑, 가족’전에서는 이 영화의 일부를 상영 중이다. 이곳에 전시된 화가의 당시 그림은 하염없이 밝다. 커다란 복숭아를 끌어안은 발가벗은 아이, 게의 집게발에 고추를 물린 사내애 모습이 보는 이를 슬며시 웃음짓게 한다. 사람들은 ‘선경(仙境)같은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기자의 머릿속에 “살아남은 게 신기해요”라던 마사코의 대사가 울렸다.

  현대화랑이 내년도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중섭의 사랑, 가족’을 마련했다. 유화·드로잉·편지화 등 70여 점이 나왔다. 특히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이중섭의 은지화 세 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가난했던 그는 생각나는 이미지를 담뱃갑 속 알루미늄 박지에 그렸다. 담뱃갑 알루미늄 박지를 잘 편 뒤 연필이나 철필 끝으로 눌러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수채나 유채 물감을 칠했다. 세 점의 은지화는 주한 미대사관 문정관이었던 아서 맥터가트가 55년 서울의 이중섭 개인전에서 구입해 MoMA에 기증한 것이다. 60년 만에 국내에 들어와 전시된다. 전시 첫 주말에만 1000명이 몰리는 등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자 화랑은 당초 22일에 마치려던 전시를 다음 달 1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중섭의 사랑, 가족’= 3월 1일까지.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 성인 5000원, 중·고생 및 어린이 3000원. 전시기간 중 무휴. 02-2287-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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