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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전승' 메이웨더 vs '필리핀 영웅' 파키아오 펀치 대결

세계 최강의 주먹인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와 매니 파키아오(37ㆍ필리핀). 두 선수가 드디어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5월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두 선수가 대결하기로 합의했다고 21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는 언젠가 꼭 만나야 할 운명을 타고났는지도 모른다. 둘 모두 복싱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선수다. ‘무패 복서’ 메이웨더는 프로 데뷔 후 4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5체급을 석권했다. ‘필리핀의 복싱영웅’ 파키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개 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이다. 필리핀 현역 국회의원으로 국민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연스레 맞대결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5년 전부터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5월 2일 복싱 세기의 이벤트

그런데 이번 대결은 정말 성사될 것 같다. 그간 파키아오가 수차례 메이웨더를 향해 ‘대결을 펼치자’고 제안했는데, 메이웨더가 소극적인 대응을 해 왔다. 메이웨더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계약서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세계가 기다려 온 나와 파키아오의 대결이 5월 2일 열릴 것이다”며 “나는 팬들에게 이 경기를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는 지켜 냈다. 역사를 쓰겠다. 절대 놓치지 마라”고 썼다. 파키아오도 SNS에 “팬들이 수년간 원하고 기다렸던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적었다.


악천후가 만든 세기의 대결
지난달 28일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가 펼쳐진 미국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 경기장. 파키아오와 메이웨더는 나란히 이곳에 있었다. 농구는 둘의 접점이기도 했다. 파키아오는 필리핀에서 농구선수로 데뷔할 정도로 농구광이다. 메이웨더는 마이애미 히트의 팬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경기장을 찾는다. 이날 파키아오는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돌아가려다 악천후로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일정을 바꿔 농구장을 찾았다. 악천후가 주선한 예정에 없던 만남이었던 셈이다.
주먹보다 전번(전화번호) 교환이 먼저 이뤄졌다. 메이웨더가 전반 경기 후 먼저 파키아오에게 다가갔다. 둘이 얼굴을 맞댄 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파키아오는 당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웨더가 나에게 연락처를 건네줬고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메이웨더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을 통해 “처음 만나 전번을 교환한 뒤 개인적으로 만나 맞대결에 대한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그날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둘의 5월 대결은 없었을 것이다.
2010년에도 둘의 대결은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도핑 검사 방식을 두고 이견이 생겨 무산됐다. 당시 메이웨더는 “올림픽에 앞서 실시하는 도핑 테스트처럼 철저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기를 치를 수 없다”며 혈액 검사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파키아오는 소변 검사 방식을 고수했다. 그는 ‘경기 전에 피를 뽑으면 경기력이 약해진다’는 미신을 강하게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후 두 선수는 5년간 설전을 주고받았다. 메이웨더는 “파키아오는 여러 차례 패했고 나에게 구걸하기 위해 도전한다”며 무패 전적을 과시했다. 파키아오는 “메이웨더가 몇 번이나 나를 피하고 있다”며 “링 위에선 도망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돈잔치’ 전설이 될 무대
화려한 경력에 걸맞게 파키아오와 메이웨더는 큰돈을 벌었다. 파키아오는 2011년 ESPN이 조사한 스포츠 스타 부자 순위에서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3200만 달러(약 350억원)를 벌어 공동 1위에 올랐다. 로드리게스의 연봉을 파키아오는 당시 두 번의 경기만으로 벌어들였다. 메이웨더는 더 많이 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조사에서 1억500만 달러(약 1100억원)를 벌어들여 전 세계 운동선수 중 최고 수입을 기록했다. 연수입 1억 달러를 넘긴 스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이다.
이번 대결의 판돈은 더 커졌다. 파키아오와 메이웨더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천문학적인 수입을 보장받게 됐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이트머니(대전료)가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2라운드(라운드당 3분) 기준 1초당 1억원이 넘는 돈이다. USA투데이는 “경기 당일 MGM호텔 예약이 15분 만에 끝났다. 하루 투숙요금이 615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복싱의 성지’인 MGM호텔 특설링은 경기장소로 유력한 곳이다. 뉴욕타임스는 “전체 수익 중 메이웨더가 60%를, 파키아오가 40%를 가져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 세계 3억 명의 시청자가 경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료 시청·방송권 판매·입장료 수익 등 복싱 역사상 최고의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대 유료 시청 수입 최고액은 2007년 5월 메이웨더-오스카 델 라 호야 경기 당시의 370만 달러(약 41억원)다. 방송권 판매(1억5000만 달러·약 1650억원)·입장료(2000만 달러·약 220억원) 최고수익은 2013년 9월에 열린 메이웨더-알바레스 경기다.

'복싱 명가 출신' 대 '거리의 소년'
파키아오와 메이웨더 모두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누가 이길지 쉽게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백중세다. 파키아오의 복싱에는 그의 험난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빈민가 출신으로 빵을 파는 거리의 소년이었던 그는 16세에 글러브를 처음 끼기 시작했다. 작은 키(1m69㎝)에 리치(양팔 길이)도 1m70㎝로 짧다. 하지만 그는 신체적인 불리함을 폭발적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공격 성향으로 극복해 냈다. 사우스포(왼손잡이)인 파키아오는 라이트 잽에 이어지는 강력한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반면 메이웨더는 복싱 명문가(家) 출신 엘리트 복서다. 아버지(플로이드 메이웨더 시니어)로부터 복싱을 배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페더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후 프로로 전향해 승승장구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파키아오와는 달리 아웃복서다. 유연한 몸놀림으로 상대 주먹을 피하고 흘리는 기술이 일품이다. 발톱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다 일격을 가하는 맹수처럼 밀리는 듯하다가도 사냥감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긴 팔(1m83㎝)을 휘둘러 순식간에 상대를 캔버스 위로 때려 눕힌다.

장주영 기자 jy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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