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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라인 vs 신상훈 라인 ... '신한사태'가 변수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왼쪽부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금 융지주 부사장. [중앙포토]
차기 신한은행장 선출 작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행장 선임을 위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 예정이다. 당초 서진원 전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지만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새 행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히 5년 연속 순익 1위를 달성한 리딩 뱅크의 수장을 뽑는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2010년 불거져 지금도 진행 중인 ‘신한사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점, 그리고 차기 신한금융 회장 인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금융권의 관심은 각별하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신한은행장 선출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2일 신한은행(당시 행장 이백순)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모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자회사의 고소 사건은 큰 충격을 줬다. 금융권에서는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 회장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내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핵심 당사자인 3명(라응찬·신상훈·이백순)의 최고경영진이 모두 물러났고, 법적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직 내에서는 아직도 후유증이 상당하다. 그때 입은 상처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았다는 임직원도 꽤 있다. 일부는 회사를 나갔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는 신한은행장 선임이 신한 사태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회사 사장, 지주사 부사장 등 각축]
현재 차기 행장으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조용병(1957년생) 사장을 제외하고 3명 모두 1958년생 동갑내기다. 이들 가운데 위성호 사장은 라응찬 라인, 이성락 사장은 신상훈 라인으로 불려왔다. 위 사장은 신한은행 경영관리담당 상무, 지주 부사장, 은행 WM그룹 부행장 등을 지낸 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한 사태 당시 신상훈 사장 쪽 인물로 분류됐던 이 사장은 한동우 회장 취임 이후 신한생명 사장에 올랐다.
김형진 부사장은 신한사태 초기에 관여했다가 중간에 발을 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를 라응찬 라인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2013년 5월 지주회사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조용병 사장은 어느 한편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사와 기획, 전략, 영업, 해외지점 등의 경력이 있다. 2013년 신한BNP파리바 대표로 선임됐고, 올해 연임됐다.
이들 외에 임영진(55) 신한은행 직무대행을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시각도 있다. 60년생인 그는 일본 오사카지점을 거친 경력 때문에 신한금융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일동포 주주들과 가깝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장 선임은 그룹 내 권력 구도의 가늠자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차기 행장은 한동우 회장의 두 번째 임기가 종료되는 2017년 차기 회장 후보 1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신한 사태 이후 신한지주는 회장 연령을 70세 이하로 제한했다. 48년생인 한 회장은 임기가 끝날 때 69세이므로 한 차례 더 연임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때쯤이면 신임 행장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의 수장이라는 ‘현직 프리미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행장 선출에는 후보들의 ‘전공’이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위성호·김형진·조용병은 그룹 내 인사 전문가로 분류된다. 금융업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현장과 떨어진 ‘본부파’인 인사전문가라는 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경영진이 인사전문가로 채워지는 ‘동종교배’가 이뤄질 경우 그룹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금융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저성장·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금융업의 앞날은 밝은 편이 아니다. 정보기술(IT)의 발달은 금융업이라는 고유 영역의 벽을 허물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 1조4552억원, 글로벌 수익비중 8.47% 등 각종 지표에서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은행권의 시선은 냉정하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신한은행에 큰 악재가 없었기에 얻은 반사이익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운용 실적은 신한지주의 지분율을 고려해 조정 / 자료: 신한지주

[“신한사태 치유하겠다는 의지도 중요”]
신한그룹 직원들은 사석에서 ‘신한사태’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는다. 그만큼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직원은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행장 선출이 신한사태 해결의 출발이 되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그 후유증을 치유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는지 여부가 행장 선출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신상훈 전 사장의 향후 움직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신한은행 측의 고소로 수사를 받고 재판에 부쳐진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6월, 집행유에 2년을 선고받았지만, 2013년 말 2심에서 일부 횡령 혐의만 인정돼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부실 대출, 횡령 등 여섯 가지 혐의는 모두 무죄였고, 경영자문료를 부풀려 지급해 비자금으로 사용한 15억원 중 2억6100만원에 대해서만 감독 책임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를 고소한 이백순 전 행장은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이 사실상 신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2심대로 확정되면 신 전 사장은 금융회사 취업의 길이 열린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고소와 재판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한 신한그룹의 전·현직 임직원들의 책임론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행장 인선 작업 역시 그 책임의 범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한동우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김기영·김석원·이상경)를 합해 4명으로 구성됐다. 한 회장의 의중이 가장 큰 변수다. 신한금융 지분 20%가량을 가진 재일동포 주주들은 한 회장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윤·박태희 기자 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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