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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만 찍었는데, 먹고살 것 없당께요"

서울에서 3시간30분. 고속철도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KTX를 타고 전남 목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바리바리 선물을 들고 목포역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나에게 하소연부터 했다.



주영순 의원이 만난 목포역 사람들

 “산부인과는 놔두고 이제 애가 아파도 갈 소아과도 없어부러요. 애 델꾸 고향 가기도 불안하당께요.”



 고향은 변하지 않았다. 수십 년째 국가 균형발전과 호남 소외론을 외쳤지만 그대로다. 집권여당의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역 의원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한적하고,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여…. 긍게 고향이 좋아부러!”라는 아저씨의 구수한 전라도 말이 따가운 회초리 같았다.



 호남의 설은 무거웠다. 신안 암태도가 고향이라며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던 가족은 한숨부터 쉬었다. “먹고살 만하냐”는 질문에 “뭔 당이든 먹고는 살게 해줘야재. 내 입에 밥 넣어주는 당이면 뭔 당이든…”이란 말이 돌아왔다. 전남 무안읍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내내 2번만 찍었는데 왜 아직도 이모냥이냐는 말들이 많당께. 이제 우리도 변해야 살지라”라고 했다. 한 상인은 “여(기)는 먹고살 것도 없당께요. 여당과 싸우라는 야당은 즈그끼리 주야장천 쌈질이나 해부리고…”라고 했다.



 지난 10년간 32만 명이 호남을 떠났다. 2013년 5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을 408명 앞질렀다.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1만8000명 차로 벌어졌다. 호남 의석 29석 중 한 석을 제외한 28석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이다. 반면 25석의 충청권엔 새누리당이 15석, 새정치연합이 10석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래야만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남의 새누리당 의원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야당도 못 미덥지만 여당을 찍기엔 그라도 전라도인디…”라는 말은 현실이다. 호남도 변화를 통한 발전을 갈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필요성을 몰랐던 것에 분노마저 느끼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천의 용기다. 지난 1월 전남 신안과 무안에서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새누리당 의원으로선 처음이었다. 다들 “쓰잘데기 없는 짓 아니란가”라고 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혹여 누가 볼까” 눈치를 살폈다. 문 앞에서 “어서 들어오랑께!”라고 인사해도 “나는 아니랑께!”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곤 조용히 보고회장 뒤쪽에 섰다.



주영순 <새누리당 전남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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