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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폭탄 늦췄지만 … 긴축 숙제 안은 치프라스

그리스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렉시트(Grexit·Greece+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벼랑 끝에 섰다가 뒷걸음질 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과히 여러 걸음은 아니다.



채권단에 23일까지 개혁안 내야
부채탕감 실패 … 국민과 허니문 끝나

 유로존의 18개 채권 국가는 20일 그리스에 대한 현행 구제 금융을 4개월 연장키로 합의했다. 당초 그리스가 요구한 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2월 말에 끝내고, 대신 채권단으로부터 간섭 없이 자금 지원만 받는 ‘가교(bridge)프로그램’ 6개월 시행이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와 채권단 양측이 신뢰의 첫 발을 뗀 합의” 라고 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로부터 201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2400억 유로(302조원)의 구제 금융을 받고 있다.



 그리스는 우선 23일까지 자체 구조·재정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구제금융의 마지막 집행분인 72억 유로를 받기 위해서다. 이전처럼 트로이카에 의한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그리스 스스로 어느 정도는 지원조건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오늘을 기해 우리는 우리 운명의 공동 저자이자 우리가 원하는 개혁의 공동 저자로 출발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물론 트로이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23일이 1차 관문인 셈이다. 그리스 정부는 긴급회의를 여는 등 분주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 그리스 총리는 “우리는 결정적 첫 발걸음을 뗐다”며 “긴축과 구제금융, 그 뒤에 있던 트로이카로부터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다”고 자평했다.



 그의 승리 선언에 동의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로선 “상당한 U턴을 한 셈”(파이낸셜타임스·FT)이어서다. 반 긴축을 내걸고 집권한 그는 트로이카가 부과한 긴축 정책을 폐기하고 부채탕감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리스인들에겐 ‘굴종’의 상징이었던 트로이카와의 협상도 없다고 했다.



 정작 협상 결과물은 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기존 긴축 조치들을 일방적으로 철회하지 않겠다고 합의했고 트로이카와도 계속 상대해야 한다. 부채탕감 주장은 스스로 접었다. 외신들은 “그리스 국민과 집권당(시리자)의 허니문이 끝났다”고 봤다. 당장 그리스의 집권당 내부에서도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합의가 나온 건 최근 그리스 은행으로부터 매일 8억유로 정도가 인출되는 등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 위기로까지 내몰려 그리스 정부의 협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리스에 양보했다가 자칫 포르투갈·이탈리아 등 여타 남유럽 국가에도 반긴축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을 우려한 유로존 국가들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를 주도한 독일의 볼프강 쇼이빌레 재무장관은 그리스 정부를 향해 “정부를 운영한다는 건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라며 “현실은 때론 꿈같이 근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23일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그렉시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진짜 어려운 난관이 우리 앞에 놓였다”고 한 치프라스 총리의 말대로다. 사실상 새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FT는 “구제금융 조건을 철폐하겠다는 그리스 새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독일과 유로존의 완강한 거부에 실패했다”며 “6월 말까지 본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시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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