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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테스트와 『미움받을 용기』의 인기는 모두 ‘나’를 찾기 위한 것





내가 나를 모르니 심리 테스트 솔깃
아무도 나를 대신해 주진 못해
타인 눈치 보지 말고 내 길 가야

요즘 페이스북 등 SNS에 심리성향 테스트 링크가 많이 올라온다. 좋아하는 색깔을 선택하라고 해서 성격을 알려주거나,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좌뇌형인지 우뇌형인지 말해주거나, 세계 도시 중에 내게 맞는 도시를 골라주는 식이다.



사실 그 결과가 꽤 의심스러운데다가, 새로운 통신서비스나 영화 등을 홍보하기 위한 상술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린 테스트 결과가 뉴스피드에 줄줄이 올라오는 것을 볼 때마다 한번 해보고 싶어 손가락이 움찔거린다. 왜 심리성향 테스트는 언제나 유혹적이고, 홍보 도구로 곧잘 이용될 정도로 인기인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내가 누군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지 못하고 궁금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타타타’라는 노래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는 구절이 있다. 사실 나는 한동안 그 구절을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그만큼 스스로를 모른다는 잠재의식이 작용한 것 같다.



과거의 집단주의 한국사회에서는 어느 집단에 소속되며 어떤 위치에 있는가로 자신의 정체성이 정해졌다. 집단의 규율과 취향을 따르면 되었고, 위치에 요구되는 일을 하면 되었고, 개인의 개성은 여기에다 약간의 변주를 더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게 무너졌다. 20세기 말에는 서구 개인주의의 보편화로 집단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에 스스로 저항하게 되었다면, 2000년대 들어와서는 그만큼 견고하고 영구한 집단 자체가 점점 사라짐으로써 원치 않더라도 홀로 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평생직장은 없으며, 가정도 예전보다 훨씬 유동적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이 집단의 눈치를 보는 문화와 집단적으로 형성된 획일화된 성공기준과 가치에 물든 채 자란 탓에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집단 구성원의 신분이 보장되지도 않고, 집단이 영구히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그게 폭발하는 현장이 아마 이번 설날 친척들과의 만남 장소였을 것이다.

일본 철학자가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논한 책 『미움받을 용기』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지난 11월에 출간된 이후 계속 베스트셀러 최상위에 있는 것도 이런 상황에서 나온 현상일 것이다. 이 책은 일단 제목부터 사람들을 끌 수 밖에 없다. ‘미움받을 용기’는 곧 ‘네가 뭐라건 너와 다른 나를 찾을 용기’다.



설날에 친척들과 부대끼며 ‘나를 찾는 것’에 대해 고민했을 사람들을 위해 『폭풍의 언덕』으로 유명한 19세기 영국 문인 에밀리 브론테의 ‘나를 찾는 것’에 대한 시를 붙인다(영시 번역 전문가가 아니어서 서투른 점, 미리 양해를 구한다).





종종 힐책 받지만, 언제나 다시 돌아간다

나와 함께 탄생한 저 첫 느낌들로,

부와 학식을 바삐 좇는 것에서 떠나간다

불가능한 일들의 한가로운 꿈들로



오늘 난 그늘진 지역을 찾지 않으련다

그 지속불가능한 광대함은 황량해진다

그리고 예언적 환영이 무수히 솟아난다,

비현실 세계를 기이하게도 가깝게 데려오며.



나는 걸으리라, 그러나 옛 영웅들 자취 따르지 않고

높은 도덕률의 길도 가지 않고

약간의 명성을 얻은 얼굴들, 오랜 역사 속에

흐릿해진 그 모습들에 섞여 가지도 않으리라.



나는 걸으리라, 나 자신의 본성이 이끄는 곳으로

다른 길잡이를 택하는 건 성가신 일

회색 양떼가 고사리 우거진 협곡에서 풀 뜯는 곳

거친 바람이 산기슭으로 불어오는 곳.



저 고독한 산들이 보여줄 만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영광과 더 큰 슬픔

한 인간의 마음을 느낌으로 일깨우는 이 땅은

천국과 지옥의 두 세계 중심에 설 수 있다.





코리아 중앙데일리 문화부장 sy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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