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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교원평가, 이미 하고 있는 학교는 …

합리적 교원평가 실현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교평연대) 회원들이 8일 서울 세실레스 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교원평가제 실시를 두고 교육부와 교원단체의 대립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교원평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들도 있다. 평가 결과를 승진과 보수에 반영하는 학교부터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업평가를 받는 곳까지, 교원평가의 형식은 다양하지만 한결같이 "교원평가로 수업의 질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평가 대상인 교사들까지도 "결과가 만족스럽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가까워진 교사.학생 … '수업의 질' 향상

◆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서울 중동중.고는 1996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실시했다. 동료교사 평가(40%)와 과장.부장.교감.교장의 평가(각각 15%)를 반영해 연말마다 교사들을 평가한다. 최우수(Exellent).우수(Good).보통(Normal)으로 나뉘는 평가 결과는 인사와 후생복지에 반영된다. 평가 결과가 좋으면 연말 성과급을 더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연수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중동중 신현운 교사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신경 쓰이고 긴장되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격려를 받고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교장.교감 평가에는 학부모도 함께 참여한다. 지난해 평가에 참여한 중동중 학부모 임미희(42.여.서울 일원동)씨는 "학교 운영에 학부모나 학생들의 뜻이 잘 반영되고, 교사들도 더 열심히 연구.개발하는 등 교원평가제로 인해 학교가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중 김영배 교장은 "초기에 교사들의 반발도 많았지만 교원평가제가 정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라며 "우수한 교사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때문에 '평가를 받으면 돌아오는 게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 학생이 수업 만족도 평가=서울미술고는 지난해 '교육기획부'를 새로 만들고 학생들의 수업만족도, 학교만족도 평가를 시작했다. 교원평가 도입 아이디어를 낸 이인규 교감은 "수업이 학생 수준에 맞는지 성찰해 보고, 교장 등 위가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취지에서 수업만족도 조사 등을 제안했고 교사들이 기꺼이 응해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매학기가 끝날 때마다 전교생이 교사 85명 전원을 대상으로 수업만족도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교사 본인에게만 통보돼 수업 개선 자료로 활용되며 인사 자료로는 반영되지 않는다.











이 교감은 "지난해 1학기 평가 땐 50점을 받은 교사도 있었으나 세 번째인 올 1학기 평가에서는 최저 점수가 70점대였다"며 "교사들이 자기 기준으로 하던 수업을 아이들에게 맞춰 개선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2학년 손우아(17.한국화 전공)양은 "처음 선생님에 대해 평가하라고 할 때는 기분 나쁘실까봐 고민도 했으나 평가 내용을 잘 반영해 수업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우리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 같아 고맙게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의 가야고도 97년부터 매년 12월 수업평가를 해왔다. 이 학교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교과 교사에 대해서만 평가를 한다. 또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학급별로 10명 정도씩의 학생이 설문지를 작성한다. 평가 결과는 인사고과 등에는 반영하지 않고, 수업 개선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한다.



이 학교 한영태 장학부장은 "학교 측이 평가 결과를 수업 개선에만 활용한다는 약속을 지켜 교사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고, 이제는 교사들도 취지를 이해하게 됐다"며 "항목별로 교사의 성적표가 나오는 셈이어서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이 아이들에게 불만이구나'라고 반성하고 다음해 그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고 말했다.



◆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업 평가 도입=서울 한강중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업 평가를 도입한 사례다. 공립인 이 학교는 교사모임인 '까치소리'가 수업 개선 방안을 연구하다가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받기로 했다. 9월에 처음 실시된 수업 평가에는 전체 교사 32명 중 21명이 참여해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알기 쉽게 가르친다''수준에 맞게 수업을 한다' 등 15개 항목에 대해 학생들이 4단계로 점수를 매겼다. 수업 평가를 받은 교사들은 모두 "학생들의 의견이 수업 방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 학교 정미숙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바꾸니까 수업 잘하는 교사란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3학년 조안나(18)양도 "선생님들이 수업에 대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교육소비자 참여 보장 합리적으로 평가 받자"

초중고 교사 2500명 가입

'좋은 교사 운동' 제안




"교원평가를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받자."



초.중.고교 교사 2500명으로 구성된 '좋은 교사 운동'이란 단체는 8일 "교원평가를 둘러싸고 교사와 국민이 대립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교육부는 합리적으로 평가 방안을 만들고, 교사는 당당하게 받자는 것이다. 교사단체로는 이 단체가 유일하게 교원평가 도입에 찬성했으며,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교사평가안도 만들었다.



이 단체가 말하는 '당당한 평가 방안'은 교사 평가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깊숙이 개입하게 하자는 것. 특정 교과 교사에 대해 동료 교사가 평가할 뿐만 아니라 학생.학부모도 '탁월.우수.보통.미흡.아주 미흡'으로 평가하고, 서술형 평가도 하게 했다. 평가 영역에는 수업뿐만 아니라 학급 운영이나 교사의 도덕적 품성도 포함된다. 교육 소비자의 참여를 더욱 보장하자는 것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교사 평가안(복수안)은 수업에 대해서만 동료 교사 평가를 하도록 돼 있으며,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 생활이나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만족하는지 여부만 답하도록 돼 있다.



이 단체의 평가 방안은 평가 결과 문제가 심각한 교사만 학교장에게 통보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학부모 대표와 교사 대표가 같은 수로 평가관리위원회에 참여해 평가 결과를 수업 개선에 활용하자는 게 '좋은 교사 운동'의 교사 평가 방안이다.



이 단체의 대표격인 송인수(전 구로교 교사) 상임총무는 "현장 교사들에게 불만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평가 방안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평가위원회에 교장이나 교감을 포함하고, 평가 결과를 교장 등에게 통보하게 한 교육부의 방안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교원평가 결과를 승진이나 인사에 결부시키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 결과를 교장에게 통보할 경우 교장이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2000년 8월 기독교를 믿는 교사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강홍준 기자



"교원평가 거부한 건 지도부 면피용"

학부모·시민단체 전교조 자제 촉구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원평가 시범 실시에 맞서 전교조와 한국교총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시민단체들이 이들 단체에 대해 교원평가 시범 실시를 수용하고 연가투쟁 등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합리적 교원평가 실현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교평연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들이 교원평가가 교육 현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앞세우며 대규모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국민과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다수 교원은 교원평가를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되는 시대적 대세로 인정하고 있다"며 "교원단체들은 대다수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부 집행부가 과시적으로 강행하는 비민주적.모순적 단체 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평연대는 "교원평가 시범 실시를 저지하는 교원단체는 교육부가 발표한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평가를 열린 자세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교평연대는 3, 4일 있었던 교원평가 시범 운영을 위한 합의안 협상 과정도 공개하면서 전교조.교총 등 교직단체에 결렬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최종 실무회의에서 합의됐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대표자회의에서 이를 거부한 것은 소속 조합원과 회원들에 대한 면피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전교조.교총이 연가투쟁과 궐기대회로 교원평가 저지에 나서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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