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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부부와 '사랑과 전쟁' 4년 … 접근금지 된 어머니

법원이 70대 어머니에게 “앞으로 아들에게 연락하지도 , 접근하지도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유명 사립대 교수 인 아들이 탐탁지 않은 결혼을 한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들과 며느리를 수년간 괴롭혀 왔다는 게 이유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 김용대)는 최근 “어머니는 아들의 의사에 반해 연락을 하거나, 주거지나 직장으로 찾아가 평온한 생활이나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접근금지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들에게 평생 연락하지 말라는 것은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이라며 지난달 2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어찌 된 사연일까.

 교수 A씨(40)의 경력은 화려하다. 유명 사립대 졸업,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 30대 교수 임용…. 그런데 A씨가 요가 학원에서 만난 B씨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기로 하면서 사달이 났다. 외동아들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던 A씨 부모에게 며느릿감은 영 성에 차지 않았다. 학벌·품성 등을 이유로 들어 극력 반대했다. 그러 자 A씨는 1990년대 가입한 자신 명의의 수억대 연금보험금을 찾아 결혼 준비를 서둘렀다.

결정적 사건은 2010년 12월 서울 강남의 유명 예식홀에서 치러진 결혼식이었다고 한다. 어머니를 대리한 변호사는 “A씨는 부모에겐 알리지 않고 신부측 가족 만 참석한 가운데 몰래 식을 올렸다”며 “신랑 부모는 A씨가 고용한 대역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그는 “ 가짜 부모까지 내세워 결혼식까지 했다는데 어떤 부모가 화를 참을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모는 불같이 화를 냈다. 아들에 대한 배신감은 곧 며느리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부모가 “여자 말에 속아 우리 얘기를 전혀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미움과 분노는 소송전으로 번졌다.

 A씨 부모는 아들을 상대로 “해약해 가져간 연금보험금을 반환하라”며 수억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아들 명의지만 당시 아들은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보험금을 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까지 간 이 소송에서는 부모가 패소했다.

 노부부는 아들이 사는 아파트로 찾아가 아들과 며느리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보를 곳곳에 붙였다. 아들 집 현관문을 부수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하고 “자살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A씨가 재직 중인 대학의 총장과 이사회 앞으로는 수차례 파면 요구 탄원서를 보냈다. 어머니는 직접 피켓을 들고 대학 정문과 후문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결국 A씨는 2011년 6월 서울서부지법에 어머니의 접근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2012년 A씨 아버지는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부모와 자식 간 연락은 중단됐다. 본안 소송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11부는 한 차례 조정을 시도했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조정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과 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에 결렬됐다고 한다. 그러나 조만간 화해할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최근 투병 중인 아버지를 찾아갔고 장시간 간병도 하고 있다고 한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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